영문학을 전공하는 필자로서는 http://www.amazon.com이라는 검색창을 이용해 전공서적에 관한 주문을 할 때가 많다. 아마존 닷 컴은 2018년 올해 세계 기업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그런데 여기서 아마존amazon은 문화나 문학의 대표적인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아마존 하면 대개의 사람들은 페루의 안데스 산맥으로부터 브라질을 거쳐 저 멀리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강의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그보다 먼저 아마존은 고전신화에서 흑해근처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여성전사의 종족을 일컫는 말이었다. 혹은 남미에서 전설상의 여성전사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다. 아마존이라는 용어는 원래 a-mazos, 즉 ‘가슴이 없다’(without a breast)는 의미였는데, 이는 남자 없이 사는 여성전사들이 사냥을 하면서 활시위를 당길 때 거추장스러워 한 쪽 가슴을 제거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작가인 아나톨리 김의 대표적인 환상문학인 『켄타우로스의 마을』 에서는 아마존 종족의 여성들이 오른쪽 가슴을 불에 지지는 방법으로 성인식을 치르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 이런 기원을 가지는 아마존이 미국의 대규모 인터넷 쇼핑판매망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자리매김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여기엔 아마도 아마존이 불개미amazon ant를 뜻하는 용어라는 점도 크게 고려된 듯하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인터넷 연결망을 통해 구매자들에게 의뢰받은 물건을 성실히 전달해주는 역할을 고려하면 부지런한 개미들을 뜻하는 아마존보다 더 적합한 상호는 없을 것도 같다. 물론 아마존에는 중남미 지역에 살고 있는 푸른 앵무새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처음 amazon.com에 접속했을 때 신선하게 보이던 푸른색의 홈페이지 화면 역시 우연이 아닐 터였다.

                                                       <영어영문학과 박윤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