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과 정전 그리고 “클래식문학”과 정전

배재신문l등록2020.04.13 13:43l승인2020.04.1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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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3월 30일자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드 레옹 기자는 문학에서의 정전의 정의를 재정의한다. 기사는 극작가이자 영화제작가인 캐슬린 콜린스의 『끝없는 시련의 타인종간 사랑』이 나오게 된 배경과 작품대한 반응과 평가로 시작한다. 콜린스의 단편이 하나의 모음집으로 묶여 작품으로 완성되기까지는 그녀의 딸인 니나 로레즈의 역할이 지대했다. 그런데 이는 어느 특정한 작가나 그와 관계된 사람들의 한정된 노력에 힘입은 특별하거나 일회적인 경향은 아니다. 드 레옹 기자는 콜린스의 부흥은 지금까지 주변인이었거나 역사에서 잊힌 작가들의 작품이 최근 재조명되고 발매되고 있는 추세의 한 흐름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기나 인정을 받지 못했던 인물들의 작품들이 연속적으로 발굴되고 출판되는 추세는 분명 특기할만한 일이다. 기자는 클로드 맥케이의 『마르세이유에서의 로망스』 나 조라 닐 허스턴의 『바로쿤』을 그러한 작품의 예로 든다. 앤 페트리의 『스트리트』 역시 이러한 추세에서 재 발간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들 작품들이 단순히 출판이나 재출판 되어서가 아니라 이른바 “고전작품”들을 주로 취급했던 출판사에서 발행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그들 작품들에 못지않게 일반이나 전문적인 독자들에 의해서 충분한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드 레옹은 이 같이 한 때는 비주류로 비켜나 있던 작가들이나 작품들이 주류문단에 합류하거나 “클래식문학”의 정전으로 인정받게 된 상황을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그것은 첫째 가족이나 판권의 소유자들이 주변인으로 밀려나 있거나 잊힌 작가들의 작품을 되살려보겠다는 강한 의지가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출판계에서 작품선정에 절대적이었던 편집장 등의 리더십이 완전히 변화되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익히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와 그들의 작품들을 읽고자 하는 오늘날 독자들의 적극적인 성향 때문이다. 세계문학의 정전을 주도하는 출판사는 미국의 펭귄(랜덤 하우스)이고 이 출판사는 그동안 호머로부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리고 제임스 조이스나 조지엘리엇과 같은 그야말로 백인 주류나 그들에 의한 “고전작품”의 맥을 이끌어왔다. 그런데 펭귄출판사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엘다 로토어가 있다. 그녀는 편집장으로 14년간 펭귄을 이끌면서 “고전작품”의 정의를 새롭게 했다. 그녀는 주변인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주류가 아닌 비주류작가들의 작품들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며 아낌없이 투자하고 출판하는 일에 전념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그녀는 [펭귄바이터시리즈]의 대표목록으로 샐럿 퍼킨스 길먼의 『노란 벽지』를 내세운다. 그녀는 앞으로의 고전은 찰스 디킨스나 에밀리 브론테 혹은 제인 오스틴 등의 작품들이 대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로토어와 함께 『마르세이유에서의 로망스』를 공동 편집한 워싱턴 대학의 영문학 교수인 윌리엄 맥스웰은 그녀가 추구하는 문학의 방향이 고전에 대한 유럽(백인)중심적인 의식을 탈피한 것으로 해석한다. 로토어는 고전의 틀을 아시아계나 아프리카계미국인이나 카리브해 출신의 작가들에게까지 확대하고 확장시키려는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장르의 한계도 파괴하여 환상이나 공포소설 및 사이언스소설에 이르기까지 지평을 넓힐 계획이다. 그렇다면 이는 더 이상 “고전문학”에 대한 정의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식으로 재정립되어야 할 필요가 생긴다. 다시 말해, 이제부터 고전문학은 더 이상의 “고전문학”이 아닌 범세계적, 범인종/민족적, 범장르적인 “클래식문학”으로의 정의가 그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신고전문학”이라고 지칭되어도 좋을 법하다. 새로운 개념의 정전이다. 맥스웰 교수는 말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층위의 정전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정전은 더 이상 신으로부터 내려온 절대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회학적인 측면에서 규정되어야 합니다.” 사실이 그렇다. 그리고 현재의 추세가 실제로 그렇다.

 

미디어센터장 영어영문학과 교수 박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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