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교육의 방향에 대하여 : 아이리스 머독의 철학적 혹은 문학적 견해를 바탕으로

배재신문l등록2020.12.29 01:17l승인2020.12.29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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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배재미디어센터 제공

 아이리스 머독은 말한다. 그녀의 「완전성 관념 The Idea of Perfection」에서이다. 그녀는 20세기 후반 영국의 지성을 대표하는 소설가였고 평론가였다. 『블랙 프린스』, 『바다여, 바다여』, 『잘려진 머리』, 『낭만적 합리주의자, 사르트르』 등이 잘 알려진 작품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뛰어난 철학자이기도 했다. 그녀는 옥스퍼드의 서머빌대학에서 철학과 고전문학을 전공했고 세인트앤스칼리지에서 철학을 강의했다. 그녀는 명료한 사고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타인과의 관계를 도덕의 본질로 정의한다. 그녀는 인간의 선(good)은 외적인 행위에서 발현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녀에 따르면 선의 존재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외적인 관계를 통해서 증명된다. 여기서 인간의 내면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사랑으로 그리고 그것의 실행을 진실로 규정한다. 따라서 진실을 향한 그녀의 철학적 요체는 인간의 외적인 관계와 사랑으로 규정할 수 있다. 그런데 타인과의 외적인 관계가 도덕의 본질이라 한다면 언어의 발전은 그러한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머독은 언어가 관심의 맥락에 의존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결과를 낳는다고 말한다.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특별한 것이다. 그녀의 믿음이 그렇다. 그것은 인간 상호 간의 관심과 관계를 통해 가다듬어지고 발전된다.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언어는 다시 인간과 인간을 한데 묶어주는 포괄적인 역할과 상징적인 기능을 한다. 그런데 가장 복잡하면서도 정교한 상징인 인간의 존재도 언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그러한 언어의 기능과 그것의 중요성을 잊는다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이는 머독의 경고이기도 하다. 그녀는 인문학적 문화와 과학적 문화가 동등한 가치로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녀는 당대의 문화가 인문학이 아닌 과학적인 것에 의해 주도되는 현상에 놀란다. 그것은 그녀가 문화의 기본적인 요소나 본질은 문학을 통해서 드러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학을 접하면서 인간은 비로소 타인이 처한 상황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고 그러한 상황에 대한 이타적인 공감이 가능하다. 머독은 인간의 내면은 파편화되어있어 포착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것은 모나리자의 미소만큼이나 단일한 정의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문학을 통해서라면 내면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그것은 철학자의 이지적인 분석보다는 문학가의 감성적인 묘사에 의해 훨씬 더 잘 드러난다. 이는 머독이 『도덕의 지침으로서의 형이상학』에서 주장하는 핵심적인 내용이다. 과학자이기에 앞서 우리는 모두 공감의 능력이 있는 따듯한 인간이고 타인에 대해 선을 실행하며 그것을 확산시키는 도덕적인 주체이다. 언제부터인가 대학에서는 과학의 실용성에 대한 강조가 거의 모든 논의의 중심이 되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정책의 방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과학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와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관한 논의조차 언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다시 머독이다. 「완전성 관념」에서이다. “그 어떤 과학자보다도 언어를 다루는 셰익스피어와 같은 문학가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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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논문은 1962년 북웨일즈대학(University College of North Wales)에서의 ‘발라드 매튜 강연Ballard Matthews Lecture’을 기초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논문은 1970년 루틀리지Routledge 출판사에 의해 『선의 군림』(The Sovereignty of Good)에 추가되어 출판되었다.

 

〈미디어센터장 영어영문학과 교수 박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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