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점 안,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 이주안 기자)

 인간이 할 일을 대신에 하는 로봇들, 미래를 얘기할 때 꼭 나오는 이미지이다. 이 이미지는 먼 얘기가 아니고 현재진행형으로 우리의 생활 속에 녹아 들어있다. 그 예시로 터치스크린 방식의 정보전달 시스템인 무인단말기 ‘키오스크(kiosk)’가 있다. 기술의 발달과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거래는 키오스크의 확산에 가속을 더했다.

 ‘키오스크(kiosk)’는 단계적으로 쉽게 검색할 수 있어 코로나 19와 같은 상황에 비대면이 가능해 이용자에게 편의를 준다. 이 외에도 직원들은 손님을 대하면서 생기는 고충이 덜어졌으며, 가게의 입장에서는 인력 절감이라는 이점이 있다. 이렇게 모두가 만족하는 듯한 모습 속에서 누군가는 울상 짓고 있다.

 바로 그들은 노인과 장애인과 같은 사회의 약자들이었다. 노인에게 키오스크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한 점(중복응답)으로 ‘복잡한 단계’(51.4%, 126명)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 단계 버튼을 찾기 어려움’(51.0%, 125명), ‘뒷사람 눈치가 보임’(49.0%, 120명), ‘그림· 글씨가 잘 안 보임’(44.1%, 108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키오스크 이용 모습을 관찰한 결과, 영문 등 익숙하지 않은 용어나 초성검색 등 조작방식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키오스크 이용 중 시간 지연, 주문 실패 등에 대해 심리적인 부담감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고령자의 키오스크 이용을 돕는 ‘직원 호출 벨’ 설치와 ‘키오스크 사용법’ 게시가 미흡한 점이 문제였다.

 장애인들에게도 키오스크의 사용은 막막할 뿐이었다. 성인의 평균 키에 맞춘 키오스크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는 너무 높았고, 시각 장애인을 전혀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문제 속에 장애인의 키오스크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들로 ‘낮은 높이 규격’, '음성안내'와 '점자 표시 키패드'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모두의 편리를 챙기지 못하는 기술 문제의 해답은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뜻한다. 예시로 ‘저상버스’를 들 수 있다. 이 버스는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탄 채 안전하고 편리하게 오를 수 있게 설계됐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버스를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우리가 앞으로 그려낼 미래는 인간의 일을 대신에 하는 로봇만이 아닌, 모두가 소외되지 않는 모습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