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연구비는 국민의 세금이다

생물의약학과 유순애 교수 배재신문l등록2015.09.17 20:00l승인2015.09.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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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미장원에 들렀더니, 동생뻘의 미용사들이 절규한다. 교수님들의 연구비는 우리가 낸 세금 아닌가요? 왜 인분 교수가 있고 제자들을 폭행하나요? 맞다! 우리 대학교수들이 사용하는 연구비는 그녀들을 포함해서 전 국민이 낸 세금에서 조성된 것인데, 마치 당연한 특권처럼 혹 남용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 학생들도 교수들의 연구비에 대하여 궁금한 게 많을 것으로 생각하여, 1996-1998 배재에서 최초의 연구비 관리 보직, 당시 연구교류처장을 담당했던 나는 아는 대로 이를 설명해 주고자 한다.

연구・개발 없이 사회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고, 국가경쟁력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으니 국가나 기업이나 미래 전망을 살펴볼 때는 R&D(연구‧개발)가 얼마인지,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등을 견주게 된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모든 부처에 R&D 예산이 책정되어 있으며, 2008년부터 5년 동안 집행된 국가연구개발 사업비 총액은 60조에 달한다. 주로 방학 때에 연구지원 공고가 나는데, 교수들은 이를 작성하느라 몰두하게 되고, 한국연구재단의 경우 엄중한 심사를 거쳐, 약 15:1가량의 경쟁을 뚫고 연구계획서가 채택된다. 연구가 채택되면 교수들이 제안했던 연구비가 재조정이 되어 대학의 <산학협력단> 통장으로 들어온다. 이렇게 모이면 대학별 연구 경쟁력이 연구비 규모로 쉽게 파악이 되고, 각 교수의 연구능력 역시 연간 연구비 총액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서울대학의 경우 2013년 총연구비 수혜액이 5351억 원에 달하며, 이를 통장에 넣고 관리한다는 것만으로도 학교에는 이자수익이 크게 발생한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비 관리를 엄중하게 제대로 규정에 맞게 했느냐 하는 연구비 관리 역시 관계기관에서 평가하여, 관리운영비를 차등지급한다. 우리 대학의 경우 1996, 7년에는 연구비 관리에서 A+로 평가받아 두둑한 관리운영비가 쌓였는데 당시는 연구비 경쟁력도 높아서 동급규모의 대학 중에는 배재가 단연 최고에 위치하였다. 이런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교직원이며, 당시 우리 부처는 대전 최고의 엘리트 직원들이라고 안팎으로 인정을 받았었다. 당시를 회상하면 엄중하게 관리하려는 직원들과 원활한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교수들 간에도 문제가 발생하는데, 예를 들어 한 교수님이 연구실의 의자가 부서져서 연구비 항목에 없는 의자를 사셨고, 좋은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의자가 절실하다는 주장을 하셨던 기억이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개 인건비로 사용되는 대학원생 연구원 혹은 학부생 연구보조원의 월 급여이다.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교수의 방향 제시로 학생들이 연구를 전담하는 대학도 있으나, 의례적으로 인건비를 책정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의 연구 참여율, 기여도가 높지 않은 경우는 전체를 모아서 연구실의 제반 경비로 사용하기로 실원 모두가 합의하는 경우도 있겠고,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대개 전혀 의논합의 없이 교수가 임의로 사용하는 경우라고 여겨진다. 학생들의 연구 참여도 및 기여도가 기대 이하일 때에, 아마 요즘 지적받고 있는 인분 교수의 폭력이 자행된 듯하다. 내 경우는 이와 반대로, 연구비와 성격이 다른 ‘용역’으로 4대강 사업 중 금강 수계생태계 조사를 10여 년 수행하였는데, 돈 관리가 복잡하여 방장 대학원생에게 맡겼더니, 요즘 학생들은 월 급여를 주어야 실험실에서 일한다고 하여, 나는 용역대금을 포기하고, 그것으로 학생들은 돈을 받으면서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었고, 결과 실험실창업이 현재 탄생하였다.

연구비로 주식투자를 한 서울대 교수, 23억 원의 연구비를 집행하면서 7억 원을 횡령‧유용하여 명품시계와 외제차를 구매한 서울대 교수, 또 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는 가짜 연구로 370억이 넘는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하며, 미래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예산이 652억에 이른다고 한다! 모두 국민의 세금이다. 연구비를 받고 적법하게 사용해야 함은 교수들의 의무이며, 창의적인 연구결과를 내는 것은 교수들의 열망이다. 그런데 연구비를 지급하기 위해 평가지표로 활용되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우는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논문 숫자임에 반하여, 선진국에서는 논문 숫자보다는 창의력과 도전성을 평가한다고 한다. 너무도 부러운 평가구조이다.

교수들이 연구비를 사용하면서 비리와 비효율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연유로 모든 교수를 잠재적 범죄자로 바라보는 것은 절대 안 될 일이다. 또한, 연구 관리를 철저히 하여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해야 함은 물론, 제대로 된 평가지표를 수립하여 연구비의 빈익빈 부익부의 폐단도 없애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15:1의 비율로 연구비를 받는다면 낙오된 14 교수들의 연구는 주머닛돈으로 해야 한다는 것인지……. 이제 우리나라의 R&D 비용 규모는 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으니, 사용자나 관리자나 성숙한 의식을 갖고 정확하고 정직하게 국민의 세금이 R&D 에서 사용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생물의약학과 유순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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