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패션의 두 얼굴

이지숙 수습기자l등록2021.09.17 20:36l승인2021.09.1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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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오면서, 요즘 사람들은 새로운 가을옷 장만에 나섰다. 올해의 가을 패션은 어떤 게 유행인지 인터넷을 뒤져가며 정보의 바닷속을 헤집는다. 옷 하나를 구하기 어렵다는 말은 이제 부모님 세대의 먼 이야기가 되었다. 우리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할 것 없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옷을 쉽게 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빠르게 돌아가는 패션 트렌드에 맞추어, 유행도 그때그때 달라진다. 올해까지 유행했던 옷이지만, 내년이 다시 돌아오면 옷장에서 꺼내 입을만한 옷이 별로 없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빠르게 변모하는 패션을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라고 부른다. 패스트푸드를 주문하면 바로바로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이제는 패션 또한 원하는 옷을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빠른 상품 회전율과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 패션업체들이 보통 1년에 4~5회씩 계절별 상품을 내놓는 것에 비해, 패스트패션 업체들은 보통 1~2주, 심지어 3~4일 단위로 빠르게 신상품이 나오는 것만 봐도, 회전율이 얼마나 빠른지 체감할 수 있다.

 이러한 패스트패션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바로 유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런던, 파리, 취리히 등에서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이후 미국과 아시아로 퍼져나갔다. 패스트패션 브랜드는 SPA 브랜드라고 부른다. 미국 청바지 회사 갭(GAP)이 1986년 도입한 개념이다. S는 Specialty의 약자로 전문점, P는 Private label의 약자로 자사 상표, A는 Apparel의 약자로 의류를 뜻한다. 즉 ‘제조 직매형 의류 전문점’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옷을 기획하는 것에서부터 생산, 그리고 자체 유통망을 통한 유통과 더불어 직영 매장에서의 판매하는 것까지 생산, 유통, 판매 3단계의 중간 비용을 절약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페인의 자라(Zara), 스웨덴의 H&M, 미국의 갭((GAP), 일본의 유니클로 (UNIQLO) 등이 있다.

 이렇게만 보면 빠른 패션 트렌드를 반영하여, 우리의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소비를 촉진 시키면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 패스트패션 뒤에 어두운 이면이 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이고 두드러지는 문제는 바로 ‘환경파괴’의 문제이다. 왜 패스트패션이 심각한 환경파괴를 불러오는 것일까? 옷의 제조 과정을 생각해보자. 옷의 색을 입히는 염료를 쓰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물이 필요하다. 티셔츠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얼만큼의 물이 필요할까? 2,500L 정도가 필요하다. 이는 변기 물을 200번 내릴 수 있는 양의 물이다. 그러면 청바지 한 벌 만들기 위해서는 얼만큼이 필요할까? 7,000L에서 11,000L의 물이 필요하다. 이는 4인 가족이 5~6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 (사진: 국제섬유신문 뉴스(ITN))

 우리나라의 실태는 어떠할까?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을 환경부에서 조사한 결과, 2008년에는 하루 평균 약 162t이었으나, 2016년에 이르러서는 269t으로 두 배 가까이 더 증가하였다. 이 옷들을 제조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연간 120억t에 이른다. 이는 국제선 비행기나 선박에서 나오는 탄소의 합보다 많은 수치이다. 또한, 이미 쌓이고 넘쳐나는 옷들이 재활용되는 비율도 매우 희박한 수치이다. 유엔환경계획 (UNEP)에 따르면, 전 세계 의류 폐기 재활용률은 1%로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이 무엇일까? 우선, 기업에서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패션이란, 미래 세대를 위해서 현존하는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는 패션 제품의 생산, 사용, 폐기의 과정을 일컫는다. 패스트패션 기업에서 의류 폐기물이 가져오는 환경오염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패션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이에 따라 친환경적인 의류 제작, 폐기 과정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비자 개개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부모님 세대 때는 옷 한 벌 한 벌을 소중히 했다. 그리고 이를 잘 보관하고 수선하며 오래 입었었다. 이때처럼, 소비자도 이제는 지속가능한 패션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옷 한 벌의 소중함을 다시 깨달아야 한다. 옷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이 들어가며, 환경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불필요한 의류 구매를 스스로 자제하며, 오래 입을 몇 벌의 옷만 사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지숙 수습기자  dlwltnr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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