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사람들이 이상기후 현상을 일상에서, 피부로 직접적으로 환경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인 것도 한몫한다. 이 이상기후 현상의 주원인은 환경파괴로 손꼽히는 만큼, 인간이 앞으로 환경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가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가 되었다.

 이에 따라 SNS 등 여러 매체에서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라는 캠페인이 유행하게 되었다. 이는 쓰레기 배출을 ‘제로(zero)’에 가깝게 최소하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개개인이 쓰레기를 줄인 사례를 SNS등에 게시한 뒤, ‘#제로웨이스트챌린지’ 등의 해시태그를 붙이며 공유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 재활용 방법 등을 알리거나, 지인들을 태그해 참여하게 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중요한 임무가 되었다. 그래서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 대신, 유리병 등 재사용이 가능한 병을 사용한다. 그런데, 샴푸나 바디워시 등의 화장품의 용기는 여전히 분리수거가 어려운 플라스틱 용기이다. 화장품 잔여물이 묻어있어, 재활용도 어렵고 그렇다고 샴푸바나 비누만 사용하자니, 불편하고 피부에 맞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신박한 아이디어 상품이 개발이 되었다. 그것은 바로, 솝팩(Soapack)과 솝보틀(SoapBottle)’이다. 솝팩은 말 그대로 비누로 만든 통이다. 중국 산업 디자이너인 미저우(Mi Zhou)는 한 번 쓰고 나면 버릴 수 밖에 없는 샴푸, 바디워시 등의 플라스틱 통에 주목했다. 그는 빈티지 향수병에서 얻은 영감으로, 식물성 오일이 함유된 비누로, ‘패키지 솝팩’을 만들어 그 안에 바디워시, 샴푸 등을 채웠다.

▲ 향수병에서 영감을 얻은 '솝팩' (출처: Mi Zhou 공식 홈페이지)

 그런데, 원료가 비누인데 사용에는 불편함이 없을까? 다행히도, 이 솝팩은 병의 내부와 외부에 비즈 왁스(밀랍)를 발라, 내구성과 방수성을 높였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리필해서 재사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미네랄, 꽃, 식물 등에서 추출한 색소를 사용해, 병의 오묘하게 녹아든 색상 표현은 미적 즐거움도 함께준다.

 한편, 독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바로 ‘솝보틀(SoapBottle)’이 등장한 것이었다. 독일의 화장품 패키지 디자이너 요나 브라이텐후버(Jonna Breitenhuber)는 우연히 아이스크림을 먹던 중, ‘콘까지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처럼 용기까지 남김없이 쓸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용기를 비누로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얻게 되어, 솝보틀을 만들게 되었다.

▲ 브라이텐후버의 '솝보틀' (출처: SoapBottle 공식 홈페이지)

 이 솝팩과 보틀은 용기에 담긴 샴푸를 다 쓴 후, 용기를 비누로 사용하거나, 곱게 갈아서 탄산소다를 섞으면 세탁 세제로 쓸 수 있다.

 ‘남김없이, 낭비없이 쓸 수는 없을까?’라는 물음에서부터 시작된 솝팩 보틀의 발명. 이는 일상 속에서 버려지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처럼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절약하고, 다른 방법으로 재사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