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지순례가 현실로"

'노잼 도시'를 벗어나기 위한 대전의 진짜 '잼'이 있는 노력 이지수 수습기자l등록2022.05.26 21:30l승인2022.05.26 21:5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출처: '2022 대전빵축제 빵모았당' 공식 홈페이지

"흥의 민족을 2년 동안 격리시켰으니 이런 사태가 날 만도 했어. 악마는 끝없이 늘어선 줄을 보며 아득해지는 정신을 바로잡으려고 애썼다."

-전삼혜 『성심당 사거리 메타버스 결투에 관하여』 中

 

따가운 햇볕이 내리는 5월의 주말, 철새가 이동하듯 어딘가를 향해 줄을 선 군중이 눈에 띈다. 모두 '빵모았당'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의 무수한 행렬이다. 지난 5월 21일부터 22일, 총 이틀간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개최됐던 '빵모았당'은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축제로, 전국 각지의 빵을 한 공간에 모아놓은 이른바 '빵 백화점'이다. 성심당을 비롯한 대전 지역의 46개 빵집과 외부 업체, 대전의 제과제빵 관련 학과 대학생들이 부스를 차렸다. 빵 쇼핑 외에도 '빵에 진심인 랜덤 게임', '빵 쌓기 대회', ‘우송정보대학과 함께하는 베이킹 체험’, ‘당신의 마음을 울린 빵 어워즈’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과 함께 유명 가수를 초청한 콘서트가 마련되어 있어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데 한몫했다. 21일 행사에선 노라조, 경서예지, 폴 킴의 공연이 이루어졌고, 22일 행사에선 카더가든과 십센치의 무대가 펼쳐졌다.

▲ 출처: '빵모았당' 공식 인스타그램

‘빵모았당’은 대전의 ‘노잼 도시’ 타이틀을 ‘꿀잼 도시’로 바꾸기 위한 대전관광공사와 대전빵축제위원회의 노력의 결실이다. 실제 행사에서 ‘노잼’, ‘핵잼’, ‘유잼’, ‘꿀잼’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잼 세트를 경품으로 내걸거나, 각각 ‘노’, ‘잼’, ‘도’, ‘시’로 이루어진 한 글자 카드를 무대로 들고 나와 그것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등 대전의 ‘노잼 도시 밈’을 유머로 승화하려는 수고가 돋보였다. 이러한 고군분투가 빛을 발하듯, 2021년에 처음 개최된 ‘빵모았당’은 코로나19 상황 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문한 관광객의 수가 10만 명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열린 ‘빵모았당’에서는 입점 빵집의 수를 늘리거나, 거리두기의 해제로 입장객 수 제한을 없애고 취식존을 마련하여 방문객들이 현장에서 구매한 빵을 바로 먹어볼 수 있게끔 배려하는 등 행사의 볼륨을 높였다.

기자의 '빵모았당' 솔직 방문 후기

빵 축제인 만큼 빵이 정말 많았다. 이름 정돈 다 들어본 유명한 빵집부터, 대전의 숨은 맛집 또한 한공간에 모여있으니 ‘빵순이’라면 정말 재밌게 즐길만한 곳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사람 또한 정말 많았다. 축제에 입장하는 대기 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으나, 빵을 사기 위한 줄이 너무 길다는 것이 문제였다. 흡사 ‘빵을 파는 에버랜드’가 생각이 날 정도였다. 저녁 즈음 유명 초청 가수의 공연이 시작될 땐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인간 벽’을 만들었다. 의자가 부족해 아스팔트 맨바닥에 앉았었는데, 엉덩이와 허리가 아파 공연 장소를 빠져나갈 때 이 ‘인간 벽’을 뚫고 지나가야 해서 무진장 애를 썼다. 행사 장소는 좁은데 입장객을 제한 없이 받으니 생긴 문제 같았다. 게다가 행사 당일 기온이 높았기 때문에 일사병으로 쓰러진 관람객의 소식도 들려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행사 내에 응급처치나 물 등을 제공하는 부스가 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얼음물, 휴대용 선풍기, 햇살을 가려줄 양산이나 모자 등의 물건을 챙겨 올 필요가 있어 보였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다면 ‘빵모았당’에 참여하기 위해 대전에 방문한다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한 규모의 행사였다. 내년에 또다시 열릴 ‘빵모았당’을 기대하며, 단순히 ‘대전인이라서’, ‘흥미가 안 생겨서’ 안 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유잼 빵 백화점’에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이지수 수습기자  2101029@pcu.ac.kr
<저작권자 © 배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지수 수습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 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전광역시 서구 도마동 배재로 155-40 (도마동) 국제교류관 201호
대표전화 : 042)520-5265~6  |   배재미디어센터장 : 박성순  |  조교(청소년 보호 책임자) : 김예진  |  편집국장 : 이지수
Copyright © 2023 배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