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소설, 수필 부문 심사평

배재신문l등록2022.09.14 13:14l승인2022.09.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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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선 교수(주시경교양대학)

 소설가 방현석은 인생의 부조리함과 인간의 어리석음저열함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숭고함을” 다루어 온 문학은 인간으로 하여금 삶의 본질에서 비켜서지 않게 만들고 죽음에 맞서게 해왔다.”고 강조했다자기계발서와 주식 관련 서적이 여전히 서점에서 대우받는 이 실용의 시대에도치열한 문학의 정신은 불확실한 미래가 주는 두려움을 희망으로 이겨내고 인간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가를 숙고하게 이끈다물론 소재나 이야기 자체가 지닌 재미도 놓칠 수 없겠으나 그와 더불어 인생의 본질을 꿰뚫는 예리한 통찰력과 일련의 사건을 인과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서사능력이 뒷받침될 때 글을 쓰는 행위는 비로소 도도한 산문정신의 생명력 안에서 숭고한 작업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응모작들 가운데 먼저 박영훈의 은 기타 연주와 버스킹 등을 소재로 꿈을 이루어 가는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고 있었다안정된 문장력을 바탕으로 비극과 희망이 교차하는 생의 비의를 파고드는 시도가 좋았으나사건의 전개가 단순하고 독자가 긴장할 수 있는 촘촘한 서사가 진행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제목을 수정하고 사건을 추가하여 전후 맥락과 치밀하게 연결한다면 단편소설로서 이 갖추어야 할 완성도가 높아지리라 본다.

 또 다른 소설 응모작인 장세민의 돌팽이는 집을 지고 살아가는 달팽이의 이미지를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인간의 상황과 연결한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었다울적더듬이병을 앓고 있는 돌팽이들의 모임과 돌팽이의 시선꿈 모티프 등이 어우러져 청춘들이 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었다하지만 압도하는 이미지를 서사구조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문장력과 사건을 구성해가는 역량을 키운다면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숙고 끝에 소설이 갖추어야 할 문학성을 중심에 두고 글쓰기를 통해 보여준 응모자들의 열정을 고려하여 박영훈의 을 가작으로장세민의 돌팽이를 입선으로 선정하고자 한다.

 배재문학상 수필 부분에 응모한 학생들의 작품 중에서 배준영의 경 여사의 한 마디에는 굴곡 많은 할머니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손녀의 내면이 잘 드러나 있었다간혹 거친 문장이 독서를 방해하기도 했지만 할머니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그리고 이유림의 마리모와 나는 수중식물 마리모를 키우게 된 사연을 들려주었다진짜 마리모를 수세미로 오해하는 바람에 정작 애정이 식어버린 이야기는 인간이 타자와 관계맺고 소통하는 자세를 사유하는 깊이를 담고 있었다황유나의 추천-가을그네」 또한 추천의 이미지를 인생과 연결시킨 시도가 좋았으나 추천의 이미지가 치밀하게 구성되지 못한 점그리고 문장력이 마음에 걸렸다이에 대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돋보인 배준영의 경 여사의 한 마디와 이유림의 마리모와 나」 두 편을 가작으로 선정하였다.

 전염의 시대가 언택트위드 코로나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고 있는 와중에 배재문학상에 응모한 학생들의 글쓰기를 접할 수 있게 되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글을 쓰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이면을 응시하고 인생에 숨어있는 부조리와 절망을 발견했으면서도 저 너머에 있을 희망을 불러들이기를 주저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고개 숙인다실망하고 있을 학생들의 이름도 같이 불러주고 싶다글을 쓰는 사색의 시간이 때로는 고통스러웠을지라도 희망을 부르는 기쁨으로 변환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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