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쓰레기가 가득 쌓인 경북 포항 대송면 제내리의 모습. 출처=중앙일보

지난 9월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북상함과 동시에 시민들은 태풍 피해에 대한 불안에 떨어야 했다. 힌남노의 위력이 과거 한반도에 역대급 피해를 몰고 왔던 슈퍼태풍 ‘매미’와 맞먹는다고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의 긴장과는 달리 대전 지역은 막상 태풍이 상륙했던 밤 사이 태풍이 소멸되어 거센 비가 내리는 정도에 그쳤다. 예상과는 다른 태풍의 밤에, 일부 인터넷 이용자 사이에서는 태풍 위험에 대비한 언론과 정부의 경고를 두고 ‘괜히 호들갑 떨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힌남노 피해, 정말 없었을까?

‘힌남노’에 대한 언론의 반응이 호들갑이었을까? 같은 날, 태풍이 정통으로 할퀴고 지나간 남부 지방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되었다. 특히 수해가 심한 것은 경북의 포항시와 경주시다. 윤 대통령은 7일에 두 지역을 방문한 후 곧바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까지 했다. 물이 들어오는 지하주차장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해 7명이 심정지된 포항 참사부터, 포항 실종 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오늘(15일) 약 30여 km 떨어진 울산 해변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포항의 일부 마을에서는 집안에 태풍이 몰고 온 진흙이 차거나 생활 물품이 모두 비에 젖는 등의 피해를 입기도 했는데 그 쓰레기의 무게가 무려 1만 톤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졸지에 생활 터전이 쓰레기로 차버린 상황에 놓여버렸다.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다”, “총칼 없는 전쟁 같다”는 말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다른 주민 또한 태풍으로 인한 정전 탓에 뉴스도 보지 못해 상황을 알 수 없어 공포스러운 심정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침수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유난이라고 하지 맙시다.

대전 지역은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하는 피해는 있었지만, 운 좋게도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렇다 해서 ‘힌남노’에 대한 경고나 대처 조치를 호들갑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같은 나라의 다른 지역 사람들은 이런 태풍 탓에 말 그대로 몸살을 앓고 있으니 말이다. 피해 지역의 빠른 복구를 기원하며, ‘유난이었다’라는 말 대신 ‘우리 지역은 조용히 지나가서 다행이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