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https://unsplash.com/

 대부분 사람은 자살한 사람에 대해 삶이 힘들어서 회피했다, 도망쳤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 아무리 이상한 짓을 해도 한 번 실행하면 그대로 모든 게 끝나는 선택을 할까? 힘들어서 인제 그만 하고 싶을 때 ‘꾀를 부려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지 아니함.’, 즉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회피라는 행동을 할까?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욕구 중 하나는 삶에 대한 갈망이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을 하는 사람들을 보통 그것도 못 견디냐고, 이것밖에 안 되냐고 매도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생존 욕구를 포기할 정도로 궁지에 몰린 사람이 비판받을 이유는 전무하다.

 사람마다 궁지에 몰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인간관계, 학업, 트라우마, 불의의 사고 혹은 복합적인 원인이 있는데, 그렇게 몰리는 일이 100퍼센트 궁지에 몰린 사람의 원인일까? 자기 과실만 있는 일이 아닌 타인의 과실도 있는 일 가지고 고통스러워하다 스스로 멈추려는 선택을 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왜 그것밖에 안 되냐, 왜 그 정도를 못 버티냐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닌 애도하는 태도와 또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이 없도록 주위를 더 세심하게 살펴보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또한 모든 사람은 자기 삶에 대해 자신이 결정한 결정권을 가진다. 주변에서 조언해줄 수도 있지만, 이 조언은 말 그대로 판단하는 데에 도움이 되라고 해주는 말이지, 상대가 가지고 있는 결정권을 바꿀 정도로 그렇게 강한 영향을 끼칠 수 없고, 끼쳐서도 안 된다.

또한 자살은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한순간에 정신이 무너지는 것을 견디지 못해서, 갑자기 우울 삽화가 심해졌을 때 그런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그런 사람들이 자살 예방 상담 전화에 연락할 정신이 있을까? 결국 자살을 막을 가장 중요한, 그리고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 정신이 무너질 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근처에 있는 것이다.
 

 자살은 말 그대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많은 고민과 갈등, 괴로움이 있을 것이고, 자살하는 괴로움보다 삶의 괴로움이 더 커서 차선책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그런 선택을 하기 전에 막을 기회가 분명히 있을 텐데 그 기회를 잡지 못한 죄책감, 그런 선택을 함으로써 인해 쓸쓸히 식어가고 있을 사람에 대한 연민, 그리고 손을 잡지 못한 허무감 등 그런 감정보다 연약해서, 정신력이 약해서,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이라서 그런 선택을 했다는 비판적인 감정을 품는 매정한 주변 사람이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더 절벽으로 내밀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