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문산 시루봉. 출처: 월간대전이즈유 'Daejeon is 산'

어느덧 11월이다. 늦가을에 접어들며, 멋들어지게 물들었던 우리 학교 단풍도 차가워진 바람에 낙엽을 툭툭 떨구는 중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라는 말도 무색하게, 이제 봄가을은 만끽하기도 전에 스쳐 지나가는 계절인 듯하다. 특히 우리 학생들은 벚꽃이나 단풍이 절정일 무렵이면 시험공부 탓에 바쁘니 더욱 그렇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고 해서 주변을 돌아볼 새도 없이 계절을 보내는 것은 너무 우울하지 않은가. 단풍 구경을 놓치기는 아쉬운 사람, 정말 추워지기 전 나들이 한번 가보고 싶은 사람, 기분 전환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이번엔 대전에서 산책하기 좋은 산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대전은 산과 가까운 도시다. 사방팔방을 둘러봐도 산이 보인다. 차로 20여 분 안에 산에 닿을 수 있는 축복의 도시, 우리는 그 숲에 안겨 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창남(대전둘레산길 잇기 자문 위원)

장태산

먼저 장태산이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입장료와 주차비는 무료다. 대전관광명소인 ‘장태산 자연휴양림’이 바로 이곳이다. 손하트 포토존이 있는 생태연못부터, 나무가 웅장하게 솟아있는 메타세쿼이아 산림욕장, 간단한 간식을 사 먹을 수 있는 ‘시가 있는 구멍가게’, 시원한 하늘과 단풍산 장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출렁다리와 스카이타워 등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하면 가을 나들이를 만끽할 수 있는 훌륭한 코스가 많다.

계족산

다음은 황톳길로 유명한 계족산이다. 산길이 닭발처럼 뻗어있다 하여 계족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찬가지로 입장료와 주차비는 무료다. 인터넷에 ‘계족산’을 검색하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이 황톳길 맨발걷기 체험인데, 이것이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되면서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전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걷기 여행길’에 연속 선정되었다고 한다. 또한 하늘다람쥐가 서식하는 산으로서, 운이 좋다면 아직 겨울잠에 들지 않은 귀여운 하늘다람쥐를 목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보문산

다음은 야경 명소 중 하나인 보문산이다. 밤에 보문산 전망대를 오르면 별빛처럼 반짝이는 대전 시내의 야경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다. 또한 보문산 주변엔 대전 아쿠아리움과 실내 동물원이 있다. 태국 악어쇼, 다이버의 물고기 피딩을 관람하거나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쿠아리움과 실내 동물원은 입장료가 존재하니, 보문산 산책 전 들릴 예정이라면 가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주말에 시간 내어 갈 만한 대전의 명산 3종류를 알아보았다. 가을은 햇빛이 적어짐에 따라 우울감이 찾아오는 ‘계절성 우울증’이 나타나기 쉬운 계절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산으로 가서 자연도 구경하고, 몸도 움직이고, 바람도 쐬는 등 기분 전환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이곳들을 방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만약 산에 방문하게 된다면 자신이 가져온 음식물이나 플라스틱 쓰레기 등은 버리지 말고 깔끔하게 도로 챙겨가자. 산을 소중하게 아낄 줄 아는 마음이 바로 자연에 대한 예의이자 배재인의 덕목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