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소설 부문 심사평

배재신문l등록2022.11.16 17:36l승인2022.11.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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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선 교수(주시경교양대학)

제43회 배재문학상 소설 부문에 지원한 작품들이 예년에 비해 증가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기쁜 소식이었다. 문학이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들 말하지만, 여전히 소설을 읽고 쓰는 작가 지망생들이 건재하다는 점은 그 자체로 고무적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원래 인간은 이야기를 빌려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해 왔으니 이야기란 곧 세계이자 역사가 된다.

이번 배재문학상 소설 부문 응모작들은 가정폭력에서 비롯된 상처와 고통의 기억, 가난의 문제와 불평등 사회에 대한 고발, 개별적 존재자로서 내면을 향한 응시와 성찰, 정체성 문제와 희망에 대한 모색, 인간관계의 소통과 용서의 의미 등을 다루고 있었다. 다양한 소재만큼 개성도 돋보였고 그에 따라 저마다 작품이 지니고 있는 분위기 또한 상이했다. 그러나 소설이라는 장르의 울타리 안에서 이야기를 구조화하는 솜씨와 캐릭터를 형상화하는 방식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서사가 생명력을 지니려면 사건은 개연성 있게 연관되어야 하고 캐릭터 역시 매력이 있어야만 한다.

응모작들 가운데 「도제」는 문장력과 표현력이 좋았으나 서사를 구성하는 힘은 다소 부족했다. 위선으로 가득 찬 서울의 삶과 바닷가 어부의 삶을 이분법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 작중인물의 내면의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못했다. 「유로파」는 SF 세계관에 나타난 문제의식과 주제의식이 분명하였으나 캐릭터와 사건이 치밀하게 표현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파란」은 서두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하고 가독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으나 사건과 인물의 내면이 적절하게 조응되고 주제를 이끌어가는 서사가 전반적으로 흥미로웠다. 이에 「파란」을 가작으로, 「유로파」와 「도제」를 입선으로 선정하고자 한다.

배재문학상에 응모한 학생들이 얼마나 긴 시간을 깊이 고민하며 보냈을지 가늠이 된다. 따뜻한 인사로는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수상한 학생들과 응모한 학생들 모두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글을 쓰며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타자들과 손잡으려 노력한 예비 작가들이 좀 더 용기 있는 걸음으로 내일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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