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케어러(Young Carer)를 아시나요?

‘청년간병’의 현실 유시현 편집국장l등록2022.12.01 23:19l승인2022.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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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Inzmam Khan님의 사진/ pexels 제공

 21년 8월 13일,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의 기사가 온 매체를 장식했다. “아들아” 소리도 외면한 채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그저 방치해 사망케 했다는 사건이었다. 제목만 보곤 여론의 인식은 이전에 접했던 직계 존속 간의 범죄라고 이야기하며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에게 비난을 늘여놓기 바빴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 가족이라는 이름에 숨은 현실은 더 안타깝고, 잔혹했다. 

 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평가받았던 청년은 군에 입대를 위해 휴학한, 1999년생이었다. 아버지는 뇌출혈로 쓰러져 이전에도 치료를 받아오셨고, 긴 입원을 끝낸 이후에도 치료를 계속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치료는 고사하고 당장 배고픔을 해결할 돈도 없었다. 뇌출혈로 쓰러지셨다던, 아버지의 상태는 온몸이 거의 마비가 되어 누워서 생활해야 했고, 하루 종일 누워있어야 했기에 욕창 방지를 위해서는 2시간마다 누운 자세도 바꿔줘야 했다. 콧줄로 음식물을 공급받았으며, 대소변마저 아들이 치워줘야 했다. 긴 입원이 끝났던 것도 병원비를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아 퇴원이라는 선택을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아버지 돌보기를 포기한 채 사망에 이르게 했다. 법원은 그에게 존속살인 혐의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도 그를 향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자식의 도리를 어긴 패륜 범죄라 비난했고, 우리 중 누가 이 청년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지 연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사건을 시발점으로 하여, 진정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청년의 잘잘못과 사회의 체제 문제에 대한 비난이 아닌, 여전히 간병이라는 최전선에 남겨진 ‘영 케어러(Young Carer)’들이다.

 ‘영 케어러(Young carer)’는 늙고 병든 부모나 조부모를 홀로 부양하는 청소년이나 청년을 말한다. 학업, 취업까지 포기하며 가족을 돌봐야 하는 현실에 처한 이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보호해줄 법률은 전혀 없는가? 영국의 경우 ‘가족 내 성인 및 아동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 18세 미만의 자’로 영 케어러로 정의한다. 또한, 만 16세 이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당 최소 35시간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에겐 간병인 수당을 지급하며, 전일제 학생이 아니면서 주 소득이 약 20만 원에 이르지 못한다면 약 11만 원을 받을 수 있다. 호주의 경우 장애나 신체, 정신질환, 약물중독, 고령의 가족이나 친구를 돌보는 25세 이하 청년을 영 케어러로 정의하며 이들을 위한 수당 제도를 마련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하며 학비 보조금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아일랜드는 온라인 플랫폼과 긴급 상담 전화로 영 케어러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고립을 방지하기 위해 영 케어러 그룹도 운영한다. 이는 영 케어러 간의 소통과 연대 창구를 마련해 유익한 정보를 교환, 상호 간 지지와 신뢰의 관계를 구축하도록 돕는다. 

 한국도 위에 언급된 사례처럼 영 케어러는 늘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법적, 정책적 인지는 부족하다. 그들은 간병이 뭔지, 가난과 질병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무너뜨리는지 알지도 못한 채 간병을 시작했고, 지금도 가족을 위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살아간다. 지금 진정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주변의 영 케어러와 그들을 위한 법적 제도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유시현 편집국장  2007029@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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