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항해와 같다. 젊은이의 도전이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너머를 향해 가는 항해와 닮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청춘들은 지평선 너머에 존재할 무언가를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들은 ‘취업’이라는 섬만을 향해 노를 젓는다. 그리고 목적지까지 무사히 가기 위해 온갖 ‘스펙’으로 주린 배를 채운다. 그럼에도 그들은 항해 중에 항상 굶주려 있다.

얼마 전에 『서울의 달빛 0장』을 읽었다. 이 책은

▲ 강동균(심리철학·3) 주시경교양대학 글쓰기교실 튜터

1977년에 나온, 출간 된지 한 세대가 지난 소설이다. 허나 그 시대의 젊음과 지금 젊음의 근본적인 고뇌는 변하지 않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누구도 진정한 행복, 내가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한계에 도전하라!”고만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말하는 ‘한계’를 넘어선 사람 대부분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토익 990점은 기본에 일본어나 중국어에 능통하다. 게다가 컴퓨터도 잘 다룬다. 하지만 흥미와 재미, 보람은 없다. 그래서 지금을 사는 젊음은 두렵다. 스스로 노를 저을 힘도 의지도 없는데 물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혹시나 폭포를 만날까, 풍랑에 휩쓸릴까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소설은 산업화를 통해 부를 획득한 자녀 세대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에 대한 의문으로 출발한다. 태어날 때부터 의식주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성인이 된 젊음에게도 과연 걱정이 있을까? 이에 작가는 당연한 대답이지만 걱정은 ‘있다.’라고 말한다. 과거의 세대와는 다르게 이 젊음에게는 자기가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왜 이런 생각에 빠져 있고,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남이 보기에 가진 것이 많아 보이지만 자신은 텅 비어 있다 외친다. 그래서 자신이 답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한다.

요즘 청년에게는 흔한 일이다.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에 대한 답을 하지 못 한다. 그런 청춘들을 위해 그들의 부모는 기꺼이 배에 탑승한다. 그리고 노를 잡는다. 그리고는 여기서 낙오하면 안 되는 이유를 알려준다. 그러면 배의 본 주인은 끝내 주체성까지도 잃게 된다. 스스로 일어설 힘이 없는데, 부모가 가야할 길을 정해주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노력에도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 청년들은 한순간에 바다에서 ‘표류하는 자’ 즉, 사회에서 ‘낙오된 자’가 된다. 그러면 그들은 자기 자식들이 목적지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지평선 너머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게 다음 세대는 ‘모험’을 잊고 살게 된다.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할까. 갈피를 잡지 못하는 우리네 젊음은 조용히 속으로 운다. 그러나 청춘에게 고한다. 울고만 있지 말고 이제 일어나라. 당신의 부모는 그 배의 주인이 아니다. 지평선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두려운가? 그곳에는 ‘나’가 있다. 그러니 처절하게 세상과 부딪치며 나와 직면하자. 어느새 방황은 나에게 정답으로 다가올 날이 있을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