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거울에 비쳐진 거리의 악사

배재신문l등록2016.10.10 23:18l승인2016.10.2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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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 = 한보라 편집국장

 인간은 어떤 꿈의 거울에 비친 생을 살아가고 있을까? 신의 거울에 비쳐진 인간의 시간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해 라이프니츠는 시간 의식을 전제로 하여 신과 인간, 꿈과 현실, 삶과 죽음의 문제 등 기존의 물리학적인 관점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가 주장한 ‘예정조화설’이란, 세계는 각각 독립된 최소 우주 단위인 단자(單子)인 모나드로 이루어지며, 이 독립된 단자가 서로 일치하여 세계의 질서를 이루고 있다는 학설이다.

미리 신(神)에 의하여 전체의 조화가 정해져 있으므로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도 직접적인 상호작용이라기보다는 신에 의해 중재된 작용이 일어난다는 태도를 취한다. 일례를 들면 ‘너’과 ‘나’의 관계가 신이 창조한 ‘꿈의 거울’에 비쳐서 현실로 재구성된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같은 시간대를 사는 영혼과 육체의 관계를 가정해 보자. 그 원인은 세 가지 작용의 추론이 성립된다.

첫째는 두 관계가 서로 접속되어 있는 것이다. 둘째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서로 어긋나는 순간마다 꼭 일치하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셋째는 어떤 경우나 서로 일치하리라는 확신을 품도록 두 관계가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라이프니츠는 결국 세 번째의 원인을 세계의 관계에 적용하고 정교하게 만든 주인공으로서 신을 내세운다. 이들이 서로 완전히 일치하도록 신에 의하여 사전에 계획되었다는 가정인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관계는 신의 거울이란 모나드를 근간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소실점에 불과하다. 여기에 비친 개별화된 단자는 서로 소통의 창문이 없는 독립된 존재이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기 속에 있는 원리에 따라 활동하는 실체로 현현된다. 이와 같이 서로 무관하고 독립된 단자들로 구성된 이 세계에 혼돈과 충돌 대신에 어떻게 질서와 조화가 구현될까? 그것은 신이란 공통 원인에 따른다는 인식의 범주에 내에서 가능하다.

인간이 사랑할 때 ‘당신’이 ‘나’를 쳐다보면 천지는 환하고 천지는 온통 뜨거워질 것이다. 늘 고루하던 한나절 오후가 신비의 다른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로 살아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자유의지는 어떻게 해명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대답의 일환으로 라이프니츠는 신이 인간의 의사 결정권을 먼저 예견한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인간의 자유의지는 예정조화설 안에서 꿈속의 풍경과도 같이 모순 없이 실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결정되고 예정되어 있으므로 자유는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의지는 신이 원하는 것과 일치한다는 논리다. 이는 무신론적 입장이라기보다는 지금의 세계보다 더 좋은 세계는 있을 수 없다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세계관의 반영이다. 인간이 낡은 악기가 될 때까지 음악을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에 불과하다면, 시간의 물결을 조율하는 신은 이 세계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아 있는 ‘꿈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주시경교양대학 강희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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