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세 프리마켓

배재신문l등록2018.10.30 20:37l승인2018.10.3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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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2학년 학생 한 명이 연구실을 헐레벌떡 들어왔다. 그리고는 나에게 연구실에서 기부할 수 있는 물건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학생의 행동이 조금은 경황이 없지만 그 말 속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 학생에게 왜 기부할 물건이 필요한지를 물어 보았다. 수업시간에 봉사활동을 하는데 이번 학기에는 프리마켓을 통해 모금된 기부금을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을 배달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해 주었다. 이 수업은 주시경교양대학에서 개설한 교양교과목 중의 하나인 인성과예(禮)티켓이며, 기부는 자율적으로 받고 있다고 했다. 나는 주식경교양대학의 부학장으로 ACE+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봉사인증이나 봉사활동 등에 대해서는 평소에 잘 알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좀 더 다른 방식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 같다. 가을이 되면 여러 단체에서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한 도움의 손길을 주려고 여러 형태의 모금이나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은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인성을 책으로만 배울 수 있다면 정말 쉬울 것이다. 인성은 특히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깨달음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깨달음은 책이 아닌 체험과 활동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나의 연구실을 찾아 온 그 학생은 바로 이것을 체험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체험을 통해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이.세가 생소한 표현이라 물어보니 한 사람이 이천원으로 세 장의 연탄의 줄임 말이라고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교수로서 또한 ACE+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보직자 중의 한명으로서 대학교육의 선진화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고민하게 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 학생이 연구실을 찾아온 다음 날 21세기관 1층 로비에 가 보니 여러 가지 물품들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고 있으며 기부금도 모금하고 있었다. 아내에게 줄 미용실 쿠폰을 구매하고 기부금도 기부함에 넣었다. 진열해 두고 있는 물건들은 다양한 종류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특이한 점은 물건들에 포스트잇이 붙어 있고 거기에는 시 얼마 판 얼마 이렇게 적혀 있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시는 시중가격이고 판은 판매가격이라고 한다. 즉 시중가격은 얼마인데 여기 프리마켓에서는 얼마에 판매한다는 것을 알려줌으로 다른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빨리 알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도우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은 누구나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막상 도움을 주기 위해 지갑을 여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시중가격과 판매가격을 제시함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더 빨리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도 효과가 좋다고 본다. 무조건적으로 기부만 하라는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여 질수도 있지만 시중가격과 판매가격의 차이를 통해 물품을 구입하는 사람에게도 이득이 되게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이러한 물품들을 아무 조건 없이 기부해 주신 분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해진다. 이번 학기 한.이.세 프리마켓을 통해 또 한 번 학생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우리 배재대학교에 아름다운 인성의 싹들이 자라고 있음을 보고 새삼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아름다운 싹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 큰 나무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것이 바로 학부교육의 선진화가 아닐까하고 생각해 보았다.

 

 

 <중국학과 김상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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