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붕 위 도로 ‘파미르 하이웨이’

배재신문l등록2021.02.03 12:42l승인2021.02.0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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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아시아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다. 하지만 중앙아시아가 어떤 나라들인지 아는 독자는 드물 것이다. 정말 중앙아시아에 해당하는 국가는 어떤 나라들일까? 중앙아시아를 넓게 해석하면 서쪽은 카스피 해부터 동쪽으로는 중국, 북쪽으로는 러시아 남부, 그리고 남쪽으로는 아프가니스탄까지 이르는 지역을 말한다. 대단히 넓은 지역이지만 현대적 의미의 중앙아시아는 이 지역에 위치한 모든 국가들을 포함하지 않고 특정 5개국만을 중앙아시아로 정의하고 있다. 여러분들은 ‘~스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국가의 이름들을 우연히 라도 들어봤을 것이다. ‘스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5개국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이다. 이들 국가들을 ‘스탄 5형제’라고 부르고 중앙아시아에 속한 국가라고 말한다. ‘스탄’은 ‘~의 영토(땅)’이라는 의미가 있고, 스탄 앞의 단어는 민족의 이름이다. 따라서 카자흐스탄은 카자흐 민족의 땅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 중앙아시아 지역에 ‘세계의 지붕’이라고 부르는 ‘파미르고원’이 있다. 여러분은 ‘파미르고원’을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다. 어렴풋이 이름이나마 들어봤으면 다행이지만 우리들의 일상 대화에서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알려고 하지도 않고, 물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다만 오지를 탐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나 있을 법한 곳이다. 

▲ (파미르 하이웨이의 모습이다. 사진: 필자 제공)

 세계의 지붕? 아니 왜 파미르 고원을 세계의 지붕이라고 하지? ‘지붕’은 눈과 비를 막아주는 집의 가장 위쪽을 덮는 부분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뜻이다. 파미르 고원은 평균 해발 고도 4,000m 이상에 펼쳐져 있고, 해발 고도 7,000m 이상의 산맥들이 있다. 파미르 고원을 왜 세계의 지붕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파미르 하이웨이는 이 파미르 고원을 관통하는 도로이며, 키르기스스탄 오시(Osh)라는 지역에서 출발해서 타지키스탄의 두샨베까지 해발 3,500~4,700m 사이에 놓여 있는 약 1,200㎞ 길이의 도로이다. 한반도의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길이가 약 1,178㎞인데 이보다 더 길다. 

 이 도로는 1800년대 러시아 황실에 의해 건설되기 시작했고, 실크로드의 기능을 수행했다. 실크로드는 초원길과 바닷길, 그리고 사막길로 구분되어 지는데 파미르 하이웨이는 옛 실크로드의 초원길 일부라고 보면 된다. 실크로드의 사막길은 오아시스 없이는 길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생존을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고 물이 있는 곳이 곧 오아시스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곳에 정착을 하게 된다. 오아시스와 오아시스를 잇는 길이 바로 실크로드의 사막길이다. 하지만 초원길은 사막길의 오아시스처럼 사람들이 정착할 필요가 없다. 물과 식물이 풍부한 곳이 도처에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부족한 것을 찾아 쉽게 이동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초원길에는 반드시 정착해서 살아야만 하는 사막길 오아시스의 정착민보다는 우리가 흔히 노마드(Nomad)로 알고 있는 유목민이 많은 까닭이다. 그래서 파미르 하이웨이를 횡단 하다 보면 야크와 양, 말 등을 키우며 살아가는 이들을 쉽게 만난다. 이들을 보고 나서 필자는 세계의 지붕이라는 수식어를 가지 파미르고원의 외형적인 부분만을 보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거친 초원에서 살고 있는 순박하면서 강인한 유목민들을 보면서 정말 기억에 남겨야할 파미르의 모습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 (파미르 하이웨이 횡단 당시 사진이다. 사진: 필자 제공)

 이 도로는 평균 해발 고도 4,000미터(일부구간은 4,655m)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거칠고 위험한 길로 알려져 있는데, 운전 중에 볼 수 있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은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좁고, 거칠고, 위험한 길을 아슬아슬하게 운전하다가 자칫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어 아주 조심해야 한다. 파미르 하이웨이를 천국과 지옥의 길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파미르 하이웨이는 자석의 남극과 북극이 서로를 끌어당기듯이 거친 오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천국과 지옥의 길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 자극했는지도 모르겠다. 오지 여행을 좋아하는 필자의 호기심도 자극받았던 것 같다. 파미르 하이웨이를 횡단하면서 느낀 것은 이곳이 세상과 동떨어져 고립되어 있는 아름다운 장소라는 것이다. 파스텔과 같은 색조의 동일하지 않은 풍경은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여름에 이곳을 횡단하면 사계절을 만날 수 있는 독특함 경험까지 할 수 있다.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출발을 하여 길을 따라 오르면 일정 높이의 구간에서 가을 날씨를 느끼게 된다. 3,000m 이상의 구간에서는 눈을 만나게 된다. 다시 내려오면서 봄의 느낌을 받는 구간을 타게 된다. 이 기억은 필자에게는 아주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 (여름 파미르 하이웨이에 눈이 내리는 모습이다. 사진: 필자 제공)

 파미르 하이웨이를 횡단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낯선 타국의 위험하면서 아름다운 길 위에서 이방인이라도 공감을 갖는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은 반가운 법이다. 유럽에서 온 긴 캠핑카 행렬도 보았고,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횡단 중인 사람들도 만났다. 이 길 위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는 도전과 극복의 힘을 줄 수 있다. 파미르 하이웨이는 타지키스탄의 동과 서를 이어주고, 이웃 국가와도 연결해주는 중요한 무역로라고 할 수 있다. 길은 인간을 소통하게 해주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옆 마을과, 도시와, 이웃 나라와 소통케 한다. 나아가 무역을 통해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길의 탄생은 그래서 인간간의 문화적 소통과 생존과 연관이 있다. 과거 실크로드가 그러했고 세상의 모든 길이 그러했듯이 지금의 파미르 하이웨이도 그냥 단순한 길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의 모티브를 제공해 주는 길이라고 느껴진다. 이 길을 출발하는 순간 반드시 마지막 지점까지 도착해야만 한다.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중간에 멈출 수 없다. 이 길은 우리가 반드시 살아가야만 한다는 상징성을 보여주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파미르 하이웨이를 경험한다면 삶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갖게 해 줄 것이다. 코로나로 어려운 환경에서 우리의 삶의 여정을 지탱해나가기 위해서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스스로의 길을 내야 할 것 같은데 어쩌면 파미르 하이웨이가 그 해답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먼 곳을 여행해야 한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파미르 하이웨이를 타보길 권한다.

 

글로벌외국어자율전공학부 김태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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