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ula Schmidt 님의 사진, 출처: Pexels

 시대가 변했다. 고인돌이나 피라미드처럼 거대하고 화려한 무덤을 만들어 위상을 표했던 과거와 다르게,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은 웅장하고, 호화로운 것의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현대에는 단순화의 바람이 불었다. 손바닥보다 작은 스마트폰, ‘가벼움’, ‘심플함’, ‘초소형’과 같은 수식어는 필수가 된 가전제품의 홍보문구들까지 현대의 우리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예술 및 문화 사조’, 미니멀리즘을 갈망하게 되었다.

 격동의 역사와 시대 변화의 흐름 속 신성처럼 나타난 ‘미니멀리즘’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화려한 음표들이 수놓았던 음악은 1970년대 중반 이후로 짧은 구절의 반복, 같은 음의 지속, 일관된 박자, 일정한 화음 등의 형식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에도 미니멀리즘은 영향을 끼쳤다. 강렬하고, 세밀한 묘사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움을 표현했던 그림들은 최소주의와 결합하여 작가의 주관을 배제하고 사물의 고유한 특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미니멀 아트’라는 하나의 장르로 탄생했다. 생동감 있고 세밀한 묘사들로 우리를 설레게 했던 소설에도 미니멀리즘은 등장한다. 불필요한 언어를 최대한 제외해 더 줄일 수 없을 만큼 언어의 개념에 접근해간 소설들이 출간되기 시작했다. 음악, 미술, 문학까지 미니멀리즘이 퍼지며, 미니멀리즘은 우리 삶에도 자연히 스며들게 되었다. 미니멀리즘과 삶, 생활 방식이 결합 된 형태로 이를 ‘미니멀라이프’라고 부른다.

 ‘미니멀라이프’라고 하면 소유욕 혹은 소유물에 얽매이는 삶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양식이다. 즉, 삶 안에서 ‘최소화함’을 추구한다고 보면 된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과 등을 줄여 본인이 가진 것에 만족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미니멀라이프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박스 3개를 준비해서 1번 상자는 현재 사용하는 것, 2번 상자는 오래 사용하지 않았지만,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 3번 상자는 오래 사용하지 않고 필요 없는 것으로 상자에 담아 분류한 뒤 3번 상자는 과감히 버린다. 2번 상자의 경우 재검토하여 1번과 3번에 나누어 담는다. 상자에 담긴 물건과 관계없이 필요 없는 물건과 보관할 공간이 없는 물건, 나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물건, 쳐다보면 기분 나쁜 물건 4종은 무조건 버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버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매하는 방식도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물건을 찾아서 구매하는 습관을 들이고, 구매 전에 나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신중한 선택을 한 후에 물건 구매를 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미니멀라이프라고 하면, 모든 물건을 버리고 ‘무(無)소유’로 살아야 한다는 오해들이 우리가 미니멀라이프를 도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미니멀라이프는 집안의 모든 물건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또한, 자린고비로 살아야 한다거나, 물건의 개수를 최소화하는 것만이 미니멀라이프를 위한 원칙이 아니다. 물건의 개수를 줄이는 것보단, 필요한 물건만을 가지고 편하게 사는 것, 자린고비로 사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미니멀라이프의 삶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정보와 비례하여 수없이 바뀌는 유행상품들은 당신의 소비를 매일 같이 유혹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명한 소비는 더 어려워지고, 방 안 가득 쓸데없는 물건이 가득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다. 이런 물건의 소비가 나의 오랜 행복을 채워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번 기회에 당신의 삶을 ‘미니멀라이프’로 변화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필요 없는 물건들은 과감히 버리고, 자신의 소비 생활을 돌아보며 당신의 삶을 새로운 물건이 아닌 또 다른 가치로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