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운동가 윈 알렌 브루스. 지난 지구의 날(22일)에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미국 대법원 건물 앞에서 분신 사망했다.

  배재대 학우 여러분, 벚꽃이 지기 전 꽃구경 많이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교 구경을 올해 처음 해본 학생이 많을 텐데요, 우리 학교 벚꽃도 이것이 캠퍼스 생활이란 걸 알려주듯 활짝 만개했습니다. 벚꽃 말고도 샛노란 개나리, 빨간색 튤립 등도 같이 피어 봄 거리를 더욱 화사하게 만들어주었는데요. 이러한 꽃길이 기후 위기의 결과라는 것을 아시나요?

  '기후 변화', '환경 오염', '지구온난화'. 대부분의 사람이 기후 문제에 관해 어렸을 때부터 교육받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위험한 현상임을 알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 옆에 숨 쉬며 공존하는 친근한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할 텐데요. 그러나 이제는 그 심각성을 몸으로 느껴야만 할 때입니다. 지난 2월 28일, 총 67개국 과학자 270명이 집필한 IPCC(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보고서 제2편이 공개되었습니다. 해당 보고서를 분석한 그린피스에 따르면, 현재 심각한 상황이며 생태계 측면에서의 피해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기후 위기의 피해자이지만, 이에 취약한 나라와 계층은 그보다 훨씬 피해가 심하다고 알렸습니다. 대표적으로 충북, 제천 지역은 2020년 우리나라를 덮친 최악의 장마로 인해 큰 수해를 겪은 바가 있습니다. 그 밖에도 수재민을 만드는 물 폭탄 장마, 살인적인 폭염, 사람과 동물의 터전을 빼앗는 산불 등등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IPCC 보고서를 통해 사람들에게 경고했습니다. 기후 위기가 아직 닥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일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든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경각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에서는 기숙사의 쓰레기 문제에 대해 고충을 토로하는 글이 심심찮게 보입니다. 페트병의 비닐을 떼지 않고 그대로 버리거나,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을 섞어 버리는 등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현재 PA 기숙사에 살고 있는 A, B 양에게 이러한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하여 기숙사생의 생각을 물어보았습니다.

 

  '기후 위기' 이슈를 아시나요?

A 양: 지구 상태가 점점 나빠짐을 뜻한다는 상식 외엔 잘 알지 못한다.

B 양: 기후변화가 점점 심각해져 '변화'가 아닌 '위기'란 걸 알리기 위해 바뀐 단어라고 알고 있다. 이러한 뉴스를 접하면서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기숙사 쓰레기 상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양: 모두가 그러진 않지만, 분리수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데도 그러한 실천이 잘되지 않는 것 같다. 플라스틱을 일반 쓰레기에 버리는 경우도 있다.

B 양: 한숨이 나오는 쓰레기 상태를 자주 볼 수 있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음식물이 묻은 컵라면 용기가 들어있을 때도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이런 쓰레기가 계속해 쌓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태가 왜 문제라고 생각하나요?

A 양: 분리수거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거나, 알면서도 귀찮아서 대충 버리는 사람들의 행동이 반복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규제가 없으니 해결되지 않는다.

B 양: 먼저 기숙사 위생에 영향을 끼친다. 평일에는 감사하게도 청소부 분께서 치워주시지만 주말은 그렇지 않다. 보기에도 나쁘고 냄새 또한 고약하다. 기숙사생의 삶의 질은 물론 기숙사를 관리하시는 분들의 고생을 덜어드리기 위해서라도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

 

  본인은 환경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하고 있나요?

A 양: 일회용품을 덜 쓰려고 한다. 기숙사에 살다 보면 잡다한 생활용품이 필요한데, 학기 중에 잠깐 사는 처지라 새 물품을 구매하는 것도 일이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안 될 것 같아 오래 쓸 수 있는 머그컵과 젓가락 등을 쓰고 있다.

B 양: 환경보호에 큰 실천을 하지 못해 부끄럽지만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분리수거처럼 작은 것에서 환경보호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쓰레기 문제는 비단 기숙사만이 갖고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깨진 유리 조각이나, 화분에 버려진 담배꽁초, 전단지나 명함 등 다양한 쓰레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쓰레기를 봉사하는 마음으로 치우고 다니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론 어려운 일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생활하는 영역에서부터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다가올 재앙에 대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기본 중에 기본, 분리수거입니다. 분리수거 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 까다로우셨던 경험이 있나요? 같은 종이 쓰레기라도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 종이팩, 코팅지, 폐휴지 등등으로 나뉘는데, 종이와 종이팩을 따로 분리해야 하고 코팅지나 이물질이 묻은 휴지, 물티슈 등은 일반 쓰레기로 분류됩니다. 다소 귀찮을 수 있지만, 노력을 기울이면 우리가 배출한 쓰레기가 재활용되어 자원이 낭비되는 걸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입니다. 배달 음식을 시키면 항상 일회용 젓가락, 숟가락 등이 딸려오기가 일쑤입니다. 일회용 식기는 사용 후 음식물이 스미기 때문에 재활용될 수도 없어, 사용 자체를 줄여 쓰레기를 방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 번째, 제로 웨이스트는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 베스트입니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이란 ‘쓰레기를 줄여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자’가 목표입니다. 제로 웨이스트를 이름으로 내걸어 친환경 마케팅을 펼치는 제품들도 나오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에코백, 텀블러 등의 물건을 계속해서 구매하는 것은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갖고 있는 옷, 물건 등을 최대한 오래 쓰고, 새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네 번째, 동영상 스트리밍을 줄이고, 스트리밍 시에는 화질을 줄이면 좋습니다. 동영상을 재생시키고, 좋은 품질의 영상을 서비스하기 위해 스트리밍 및 포털 사이트는 자체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센터 장비가 돌아가면서, 이 열을 식히는 냉방장치 또한 하루종일 작동합니다. 한 시간의 동영상 스트리밍은 150~1000g의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고, 약 12L의 물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다섯 번째, 고기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가축이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인간의 교통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또한, 공장식 축산 때문에 산림이 파괴되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자원도 점점 부족해집니다. 인간에게 있어 단백질은 필수 영양분 중 하나이고, 더군다나 고기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끼 정도는 고기 없는 밥상, 비건식을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기후 위기의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나, 가족과 친구들, 우리의 삶의 기반이 되어주는 자연. 모두를 위해서라도 작은 실천을 시작해 나가야 합니다.

이지수 수습기자  2101029@pc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