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을 먹는 변기

한국어문학과1 곽남경

 

나는 몸속에 소용돌이를 키운다

작은 놈도 큰 놈도 가라앉고 마지막엔 결국 소리만 남아 잠시 헛바퀴를 돈다

(그것이 비명을 닮은 것은 착각이 아니다)

 

가두어진 흐름은 어떤 궤도를 만든다

스스로도 벗어날 수 없는 원

 

별을 삼키고 싶지만

눈을 감았다 떠도 보이는 건 얼룩이 고인 천장

(1분 전의 나를 우겨넣고 가라앉힌다고

1분 후의 내가 무언가 달라지는 건 아니잖아)

창문에 묻은 그믐은 어제의 달을 잃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만 아는 심연 속에서 각자의 괴물을 키운다

날마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어둠의 일부를 밖으로 쏟아낸다

아래로 아래로

중력을 따르는 것들은 언제나

더 깊고 더 습한 곳으로 가라앉는다

(그것은 어쩌면 늪이거나 늪이 아니다)

 

“소용돌이가 소용돌이치는 건 당연한 거야”

 

나는 늪을 닮은 소용돌이를 기르고 있다

배재신문  pcnews@pc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