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소설, 수필부문 심사평

배재신문l등록2022.09.14 13:11l승인2022.09.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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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권(문학박사, 한국어문학과 교수)

<소설 부문>

단편소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한 문장력과 작중인물의 형상화, 그리고 촘촘한 서사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소설이 문장들의 연결이라는 관점에 볼 때, 한 문장 한 문장이 구김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인물이 살아 움직이면서 의미 있는 이야기 줄거리가 짜여야 한다. 이와 같은 기준에서 볼 때. 이번 <배재문학상>에 응모한 작품 대부분은 소설 완성도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비문과 비어나 속어의 활용이 눈에 띄었고 상투적 표현 등도 제법 발견할 수 있었다.

양정은의 「나의 세계」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사람들의 애틋한 관계를 관찰자 시점으로 서술하고 있는 작품이다. 설명식의 중얼거림 같은 서술이 많음으로써 문체의 간결한 맛을 상실하고 있으며, 상투적 표현이 간혹 튀어나와 문장의 신선함을 떨어트리고 있다. 그러나 응모한 학생들 중에 원고의 양이 가장 많았고 주제의식의 구현을 위한 고심과 문장을 끌고 가는 힘이 느껴졌다. 오관석의 「어디쯤의 별」은 자신이 가야할 좌표를 잃은 자아의 방황을 서술한 작품이다. 소설적 문장과 소설적 얼개는 갖추고는 있으나 이를 중심으로 한 디테일 묘사와 서술이 약하다. 그리고 주인공이 왜 자신의 좌표를 잃었는지에 대한 필연적 서술도 미약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안정된 소설적 문장과 소설적 표현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수현의 「소녀와 소년, 그리고 체스」는 마치 서정적 동화를 읽는 듯한 다정한 대화의 오고감이나 정제되고 잔잔한 문체에서 소설적 정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소설의 내용에서 주인공의 심리나 정서를 통한 갈등과 해결 등이 보이지 않고 있으며, 평이한 서술의 연속됨으로써 소설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이에 양정은의 「나의 세계」를 가작으로, 오관석의 「어디쯤의 별」과 전수현의 「소녀와 소년, 그리고 체스」를 입선으로 선하였다.

 

<수필 부문>

수필은 자신의 체험을 진솔하고 겸허하게 형상화하는 글이다. 이를 위해서는 글쓴이의 주관이 일관성 있게 드러나야 하고, 글의 통일성과 연결성을 꾀하기 위한 구상이 필요하고, 성실성과 품위성도 필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모든 문학 장르의 서술에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문장력 또한 요구된다. 이번 <배재문학상>에 응모한 수필 대부분은 작품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서 고무적이었다.

황지선의 「성을 무너뜨리는 여자」는 소설적 문체의 수필로 상처 입은 자들이 일본 여행을 통해 그것을 극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정하게 나타나는 아름다운 문장의 구사다. 빛나는 어휘의 선택과 그것의 조합, 그리고 그것의 부림이 제법 글쓰기에 대한 소질이 느껴진다. 권나은의 「나, 오늘은 TV를 켤게」는 자신이 지닌 콤플렉스를 전공공부를 통해 극복한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글쓰기의 형식을 잘 준수하고 있고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솔직하고 담백한 점이 강점이다. 강동균의 「달리기 예찬」은 달리기를 통해서 깨달은 삶의 문제를 담백하게 형상화하였다. 이 작품은 간결한 문체가 강점이었고 달리기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을 현실의 삶과 연결하는 문장력이 좋았다. 손영숙의 「무지개 단풍」은 다소 감상적이기는 하지만 문장의 구성과 문체가 무난하였다. 세 아이들을 색깔로 비유한 부분도 글의 신선한 맛을 더하였다. 이수현의 「감자탕」은 어머니께서 자취하고 있는 딸에게 보내준 감자탕을 통해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네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한 ‘어머니의 사랑’ 확인이 참신한 느낌을 준다. 이와 더불어 깔끔한 문장도 강점이었다. 이에 황지선의 「성을 무너뜨리는 여자」를 당선으로, 권나은의 「나, 오늘은 TV를 켤게」를 가작으로, 강동균의 「달리기 예찬」, 손영숙의 「무지개 단풍」, 이수현의 「감자탕」을 입선으로 선하였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의 독서와 습작이 필수적이다. 글쓰기의 재능은 독서의 양과 습작의 양임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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