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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연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첫 회의가 5월 2일에 열렸다. 이에 따른 2024년 최저임금의 1만 원 초과 여부와 최저임금 차등 적용제(지역·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제도)가 화두에 올랐다. 대부분 학업과의 병행을 위해 시간제 근무(아르바이트) 형태로 일하는 대학생들은 특히나 최저임금 정책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당사자 중 하나일 것이다.

대학생들은 최저임금만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까? 이미 노동시장에서는 초단시간(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쪼개기 알바’가 성행하고 있어, 여러 아르바이트를 함께 하여도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공연을 관람하거나 악기를 배우는 등의 문화생활을 향유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잠을 줄이고 알바 시간을 늘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해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한다.” (헌법 제32조 근로권) 최저임금과 적정임금의 개념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최저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최저생계를 유지를 위해 지급하는 ‘최소한의’ 임금이다. 먹고, 자고, 입는데 필요한 돈보다 더 주지는 못해도 덜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다운 삶이 그것만으로 가능할까. 적정임금은 근로자와 그 가족이 인간의 존엄성에 상응하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임금수준을 의미한다. 하지만 고용주들이 매년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하고 공공기관에서조차 계약직 사원을 최저임금으로 고용하는 한국 사회에서, 근로자에게 문화생활과 건강, 휴식에 필요한 돈을 충분히 지급해준다는 적정임금이라는 단어는 공허하게만 들린다.

<국제노동조합연맹의 글로벌 노동지수>에 따르면 올해에도 한국은 여전히 5단계(권리 보장 없음)에 머물러 있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문화생활과 여가를 포기하고 겨우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을 맞이해 주는 것은 주 69시간제 유연 근무로 개편된 사회이다. 이제는 지불 능력이 있어도 시간과 정신적인 여력이 없어 양질의 여가를 즐기지 못하는 삶이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