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대학생들의 등록금은 어디로?

진영호 부장l등록2016.01.06 20:58l승인2016.01.0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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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립대의 재정 수입은 매년 대학생들이 지불하는 고액의 등록금이다. 국·공립대에 비해 수입총액의 대부분을 학부모들이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다. 특히 지역 대학 등록금의 의존율은 좀처럼 낮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20일(화) 우리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는 최종회의에서 0.26% 인하를 결정했다. 2012학년도 5.11%를 시작으로 2013학년도 1.11%, 2014학년도 1.2% 등 최근 4년 동안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갈수록 낮아지는 비율은 더 이상 인하를 실행하기 어렵다는 이면을 보여준다. 항공운항과가 학기당 30만원 인상 체결, 유아교육과·전자상거래학과·간호학과는 동결된 현황을 보면 여전히 높은 비율의 등록금 부담률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학당국에서 올리는 회의록 결과문과 외부 언론보도를 제외한 구체적인 등심위 경과보고가 없어 학우들은 등록금 협상 과정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전국의 대학생들이 국회에서 모였다

▲ 지난 12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알록달록 등록금 캠프'가 개최됐다. (사진 = 김현곤)

지난 19일(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국회의원회관 2층 제2소회의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도종환·유은혜 국회의원, 정의당 정진후 의원,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참여연대 주최와 대학교육연구소 주관으로 제2회 ‘알록달록 등록금 캠프’가 열렸다. 지난해 12월 20일(토) 제1회 등록금캠프가 개최되고 두 번째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총120여명이 참가해 대학신문사와 차기 학생회장단, 대학원생 등 다양한 인원으로 구성됐다. 사립대뿐만 아니라 국·공립대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는 ▲등록금 문제의 현황 ▲국·공립대와 사립대 재정 및 대학의사결정구조의 이해 ▲등록금심의위원회의 규정 ▲등록금심의위원회 경험 사례로 소개했다. 이어 주최 측의 인사말과 청년단체 소개로 진행됐다. 이정민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청년참여연대는 대학, 성평등 등 다양한 의제로 대학생 단체들과 함께 한다”며 “이곳에서 많은 담론이 오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300만 대학생 등록금 문제와 해결방안을 위한 자리

▲ 안진걸 반값등록금실현및공공성강화국민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의 강연으로 등록금 캠프가 시작됐다. (사진 = 김현곤)

1강은 안진걸 반값등록금실현및공공성강화국민본부 공동집행위원장(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시작으로 이뤄졌다. 그는 반값등록금의 제대로 된 실현과 대학무상교육을 주장했다. 안진걸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2010년 반값등록금 투쟁을 이끌었던 진보연대, 민변, 전교조 등 수많은 단체들과 함께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를 만들었다”며 “전 세계에서 복지혜택이 좋은 편인 덴마크 청년들은 대학교육을 무상으로 할 뿐만 아니라 대학생에게 120만 원 이상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행사에서는 반값등록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과 국가장학금의 소득분위 기준이 지적됐다. 현재 사립대학 평균등록금은 연 734만원으로 상당한 부담이다. 안진걸 공동집행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국가장학금 예산 4조원을 공약했으나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선 후 서울시립대학교 반값등록금을 정책으로 실현했다. 서울시립대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재학생들이 등록금을 절반 이하로 지불한다. 이명박정부 시절부터 반값등록금 열풍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결과다. 특히 대학교육연구소에서 집필한 『미친 등록금의 나라』는 연 2000만원 안팎의 비용을 부담하는 대학생들의 고통과 학자금 부채의 현황, 무상교육 제도를 도입한 국가들의 사례를 소개해 반값등록금이 실현 가능한 정책임을 엿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취업과 상대평가제에 매여 저소득층은 성적제한으로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학우는 “집안 형편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안진걸 공동집행위원장은 “집안 사정으로 휴학이나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다보면 수업에 집중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며 “저소득층을 돕는다는 취지의 국가장학금이 저소득층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 이날 열린 등록금캠프에는 각종 학생사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등록금에 대해 공부했다. (사진=김현곤)

‘반값등록금’ 용어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를 발표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이주호 한나라당 제4정책조정위원장은 정부가 4조원에 가까운 돈을 대학에 지원하고 일정 금액의 기부금을 내면 세금을 공제해주는 방법으로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힌 것이 시초다. 2011년에는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을 중심으로 반값등록금 요구 촛불집회가 열렸다. 그 여파로 대전지역에서도 카이스트, 충남대 등을 중심으로 반값등록금 관련 릴레이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2012년 12월 3일(월) 배재신문 제397호 대선특집 인터뷰에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현실적으로 전면적 반값등록금은 무리지만 소득 수준에 비례해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학생들은 무료로 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행사에서는 대학당국 적립금 논란, 입학금, 대학원생 등록금 문제도 제기됐다. 2013년 수원대학교는 누적 적립금이 3367억으로 대학구성원들과 여러 번 마찰을 빚었다. 청주대학교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적립금 규모가 상위권 수준으로 집계됐다. 우리대학은 올해 입학금이 70만 2000원으로 대학원 등록금은 동결로 결정됐다. 안진걸 공동집행위원장은 “교육의 중요성은 유엔의 권고사항에도 명시돼 있다”며 “돈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청객 질문에서 김상수 포항공과대학교 차기 총학생회장(생명공학과 13학번)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학들은 한데 모여 입학금 투쟁을 벌인 사례가 전무한 것 같다”고 지역의 역할을 호소했다.

사립대학 재정 현황과 구조 파악과 등심위 과정

2강으로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의 특강이 이어졌다. 국가에서 설립한 국·공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법인이 세운 학교로 회계 구조가 분리돼 학교회계, 법인회계, 산학협력단회계로 구분된다. 그 중 학교회계에 속한 교비회계의 수입은 다른 회계로 전출할 수 없도록 사립학교법에 명시돼 있다. 지난 2013년 9월 15일(월)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2012년 전국 154개 사립대 학교법인의 법정부담금 지출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당시 배재학당은 교육부 장관의 승인 없이 법정부담금을 교비회계로 지급했다. 이는 대전지역 대학교에서 유일해 약 5억 4500만원을 대학이 고스란히 부담을 졌던 셈이다. 교육부는 법정부담금을 학교에 전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2년부터 사학연금 기준 액수로 법인부담을 학교가 대신 부담할 시 교육부 장관의 승인을 거치도록 법을 개정한 바가 있다. 당시 우리대학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겨우 벗어나 교내 사정이 어려웠던 형편으로 알려졌다.

▲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이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 김현곤)

또한 사립대 수입과 지출 현황도 문제로 나타났다. 대학교육연구소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2014학년도 대전지역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한남대 73.6% ▲대전대 70.5% ▲배재대 69.9%다. 이어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14년 대전지역 사립대 누적 적립금 현황에서는 을지대 966억원, 대전대 494억원, 우송대 457억원, 배재대 324억원, 침례신학대 227억원, 한남대 213억원, 목원대 96억원으로 나왔다.

교비회계 지출 현황으로는 대표적인 항목이 장학금을 꼽을 수 있다. 장학금의 종류는 주로 국가장학금으로 충당하는 교외장학금과 내부 장학에 해당하는 교내장학금으로 나뉜다. 이수연 연구원은 “그 동안 국가장학금 예산이 늘어 등록금 수익 중 4조 원 가량이 여기서 마련돼 정부는 노력할 만큼 했다”며 “그러나 국가장학금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거라는 입장이 크다”고 전했다.

우리대학은 등록금 책정 기관이 지난 2011년 12월 12일(월) 교학협력위원회에서 등록금심의위원회로 개편됐다. 2013년 개정된 등심위 운영규정에 의하면 교직원 대표와 학생대표, 총장이 추천한 외부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학부모 및 동문위원은 없다. 총학생회를 주축으로 한 학생 대표들만으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등심위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돼 꾸준한 정보를 모으기 힘들다는 것이 연이어 지적됐다. 교내 유일한 언론기관인 배재미디어센터(배재신문사, 배재방송국, 배재영자신문사) 역시 등심위 회의에 참관할 수 없어 구체적인 자료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에 지난 2005년 배재신문 제300호 대학기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66%의 학우가 등록금 협상에 대해 ‘반드시 공개 형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더불어 2006년 11월 24일(금)부터 12월 3일(월)에는 우리대학 언론출판협의회(현 배재미디어센터) 주최 <등록금, 우리들의 권리찾기>라는 서명운동으로 총 543명의 학우가 참여했다. 2008년 11월 18일(화)부터 29일(토)에는 '등록금 협상회의 공개'를 요구하는 찬성 서명을 받기 위해 총 1,183명의 학우들을 만났다.

우리대학 학생회 대표들은 지난 2012년부터 등록금 동결에서 인하로 공약을 제시했다. 등록금이 4년 동안 꾸준히 인하된 전례가 없기 때문에 대학당국에서 이를 인상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등록금의 역사는 1989년 노태우 정부 때 등록금 자율화 조치 이후 물가인상률이 폭등해 매년 평균 10% 이상의 높은 금액이 산정된 것이 기원이다. 1993년 당시 우리대학 등록금협상 경과에 따르면 신입생 등록금 16.5%, 재학생 등록금 15.1%로 대폭 인상된 전례도 있었다. 이수연 연구원은 “대학당국에서 책임을 반값등록금으로 돌려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대부분인데 학생 대표들이 등심위에 들어갈 때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정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학생 측은 등록금 협상을 위해 등심위에 참가 시 불필요한 예산과 과장된 예·결산 내역, 재단 적립금, 법정부담전입금, 이월금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더불어 국가법령정보센터 앱(APP)으로 사립학교 운영과 관련된 법 조항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대학정보에 공시된 올해 우리대학 전체 평균등록금은 약 709만원이다. 전공별로 인문·사회계열 646만원, 자연계열 727만원, 공학과 예·체능계열 803만원이다.

예산 편성 자료 확인도 필요해

3강에서는 김경율 참여연대 공인회계사의 강연이 마련됐다. 그는 "사립대학들이 예산을 편성할 때 지출은 늘려 잡고 등록금 외에 수입은 줄여 등록금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등록금 사용내역을 명확히 하는 취지에서 교비회계를 주요 수입으로 하는 ‘등록금회계’와 그 외 수입을 포괄하는 ‘비등록금회계’로 구분해 설명했다. 김경율 공인회계사는 “주요 대학의 교비회계 내역별 차액을 보면 소위 뻥튀기 예산 편성 문제가 고질적이다”고 말했다.

▲ 김경율 공인회계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 김현곤)

한국사학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사립대학회계정보시스템에서는 대학예산 현황을 대략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추가 정보가 필요하면 정보공개청구제도로 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김경율 공인회계사는 “부속서류와 교내 홈페이지, 기타 감사보고서를 꾸준히 확인해 빠진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김경율 회계사의 강연 중, 참가자들이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 = 김현곤)

방청객 질문에서 대구한의대학교의 한 학우는 “다른 대학들에 비해 지방 사립대는 사정이 열악하다”며 “구체적인 회계자료를 제공받지 못해 등록금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밝혔다. 중앙대학교의 한 학우는 “등심위 과정에서 전문 용어들이 남발해 불확실한 내용이 많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회의만 적당히 참여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이슬기 한국교원대학교 전 총학생회장(교육학과 13학번)이 강연을 맡아 등심위 경험 사례를 소개했다. 등록금심의위원회 학부위원으로 3년차를 맞이한다고 밝혔다. 수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올해 등록금은 0.12% 인하돼 실질적인 동결을 안타까워했다. 이슬기 총학생회장은 “인수인계를 처음 받았던 시점을 표현하자면 적당히 회의만 잘 하면 된다는 말뿐이었다”며 “1차 회의에서 등록금만 의결하고 예산에 관한 모든 사항을 재무과에 일임하라는 위원장의 주장에 반발해 숫자로 가득한 사업계획서를 밤새 읽어야만 했다”고 전했다.

▲ 이슬기 한국교원대학교 전 총학생회장. (사진 = 김현곤)

이어 그는 자료가 민감해 줄 수 없다는 대학당국에 대한 대처법, 연대 고려, 대학원 등록금 문제, 서기록 남기기 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대학의 경우 자료를 요구할 때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자주 언급하기 때문에 법률에 나와 있는 날짜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짧은 시간에 등심위가 결정된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교육부는 전국 대학을 5등급(A~E)으로 나누고 2023년까지 대학 입학정원 16만 명을 줄이는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발표했다. 이 중 하위대학의 상당수가 지역대학으로 나타났다. 무분별한 ‘지방대 죽이기’로 등록금 수입이 감소돼 그 피해를 대학 구성원이 떠안게 될 전망이다.

지난 20일(일) 교육부는 ‘2016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률 산정방법’을 공고해 내년도 등록금을 1.7%까지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학부는 물론 대학원에도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이 적용돼 입학금과 등록금 인상률이 별도로 산출된다. 2012년 5.0%, 2013년 4.7%, 2014년 3.8%, 2015년 2.4%에 비해 법정인상한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역대학들이 국가장학금 2유형을 지원받기 위해 등록금을 동결하는 수준의 인하를 하거나 동결로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높다. 내년 1월 초 우리대학을 비롯한 수많은 대학들이 등심위를 개최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학생 대표들이 학교 관계자로부터 등록금 문제를 현명하게 대처해야 학우들의 부담이 줄고 대학교육의 질 역시 높아질 것이다.


진영호 부장  puppet946@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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