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원 인생

김현곤 기자l등록2015.10.10 00:21l승인2015.10.1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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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힌샘은 한 권의 책을 기자 모두가 읽고 대담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코너입니다.
여러분들께 추천할 책들만 엄선했습니다.

 

김현곤

▲ 4천원 인생. 한겨레출판. 안수찬, 전종휘, 임인택, 임지선 저.

책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나온다. 그들은 스스로를 불법 사람이라 지칭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없으면 산업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들을 기자들이 직접 만났다. 그리고 책으로 펴냈다. ‘4천원 인생’은 식당, 감자탕, 캐셔로 일한 기자들의 일대기를 담았다.

진영호
나는 여성 노동자들을 보고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외노자를 포함한 공장 노동자들의 모습에선 아버지가 떠올랐다. 부끄러웠다. 나는 고된 일을 해 본 적도 별로 없다. 알바도 PC방, 편의점 등 간단한 것만 해봤다. 그런데 다른 현장에서 종사하는 분들의 고충을 알게 됐다. 특히 내가 고객의 입장이었을 때, 했던 짓을 생각해보니, 너무 부끄럽더라. 반성의 계기가 됐다.

김경훈
마트 노동자들이 나오는 대목에 공감했다. 그 또래가 우리 또래다. 현실이 비슷하다. 그 대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준영
나 역시 감자탕 집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 어머니도 가정이 어려울 때 식당에서 일했다. 읽으며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책에서, 시급보다 비싼 음식님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요즘도 마찬가지다. 커피 한 잔도 시급보다 비싼 것 많다.

김현곤
대학 오기 전, 보통 대학 생활에 대한 로망스가 있지 않는가. 캠퍼스 커플, 아르바이트에 대한 환상. 근데 이제는 아르바이트가 필수적이다. 4천원 인생은 우리 인생의 미래다. 고마웠던 건, 그동안 대중 매체에 노출됐던 아르바이트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영화, 드라마 등에서 카페에서 알바 노동자가 나온 대목은, 한 가지였다. 서빙을 하는 알바 노동자가 서로 연애에 골인하는 경우만 나왔다. 근데 현실을 알려줘서 고마웠다.

또, 내년 최저임금이 6030원이다. 8.1% 올랐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몇 원이 올랐는지는 알려주는 경우가 적었다. 직접 계산해봤다. 450원 올랐다. 6030원 받고 일 할 수 있겠나? 빅 맥 하나도 못 사먹는다.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 하나 사면 끝이다. 영화 한 편도 못 본다. 쓸 게 없다.
다들 알바 해봤을 거라 생각한다. 손님들 중 손놈이 있다. 진상 손님을 일컫는다. 그거 다 감당하는 대가로 6,030원을 받는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제일 기억에 남는 손놈 중,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달라는 사람 있었다.

오준영
나도 그런 사람 있었다.

진영호
나는 PC방 알바 할 적, 외상을 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김현곤
우리 대학 취업률이 50%다. 둘 중 한 명은 백수다. 여기 있는 네 명 중 두 명은 백수가 된다는 이야기다. 취업을 못하면 알바를 하게 된다. 근데 최저임금이다. 시대정신이라는 말이 있다. 한 시대에 대한 키워드를 말한다. 유년기에 IMF를 거치고 대학에 입학하니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는 우리 세대를 N포 세대라 부른다. N포 세대의 시대정신은 알바로 축약된다고 생각한다. 근데, 알바는 서비스직이다. 진상들을 끝없이 상대한다. 이런 경험 한 사람들 주변에 많다. 책을 읽다가 많이 우울해졌다.

오준영
책에서, 부모의 자식들이 상위권 대학을 못간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포기하게 되는 걸 볼 수 있었다. 악순환이 반복된다.

진영호
다들 왜 알바 했나?

김현곤
돈 벌려고 했다.

오준영
나도.

진영호
지방에 내려갈수록 최저임금 못 받는 경우 많다. 대전에서 택배 아르바이트를 했다. 9시간동안 일했다. 6만원을 받았다. 1주일이 지나도 돈을 주지 않았다.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노동의 사각지대에 몰린다.

김현곤
사용자들이 돈을 적게 주는 방법 중 하나가 있다. “네가 하는 편의점 일 얼마 안 힘들다.” 또는 “PC방 일 얼마 안 힘들다.”, “카페? 서빙만 하면 된다. 주문만 받으면 된다.” 말하며 노동이 힘들지 않다고 세뇌시킨다. 임금을 낮추는걸 합리화 시키고, 노동자는 받아들이게 된다.

김경훈
서빙 아르바이트, 서점 아르바이트 해봤다. 육체적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했다. 나는 학과 특성상 필요한 장비를 사야했다. 한 달 반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다. 힘들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마트 대목이 기억에 남은 이유다.

김현곤
서비스직은 대부분이 감정 노동이다. “이건 뭐 이리 비싸냐”고 말하는 사람은 양반이다. 영수증 챙겨 오지 않고 환불해달라는 사람들 많다.

김경훈
진상들 많다.

오준영
화재 감지기 시험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특성상 집에 들어가야 한다. 양해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좋게 보지 않는 분들이 많았다. “왜 들어오냐”, “경비실에 말을 했냐” “확실하냐” 이런 말을 듣는다. 물론 좋은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안 좋게 바라봤다.

김현곤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자주 해고 된다. 소모품이다. 민원이 들어오면 내일부터 출근 하지 말라고 한다. 월급 늦게 주는 경우도 있었다. 1주일이 지나도 월급을 안 준 경우가 있었다. 문자 메시지로 항의했다. 뒤늦게 받았다. “어린놈이 그러면 쓰냐, 어린 놈이 벌써부터 돈만 밝힌다”는 말을 들었다.

진영호
지인 중 월급 자주 밀리는 지인이 있더라, 정규직임에도 그렇다. 지방에서 일하는 지인이다. 상황이 심각하다. 확실한건 지급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몹시 흔하다.

김현곤
학업과 알바를 병행하는 사람들도 있다. 방 값 내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다들 주거 비용 얼마인가?

진영호
고시원에 산다. 15만원 씩 낸다.

김경훈
28만원이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 보면 기본이 30만원이었다. 좋은데는 35만원이다.

김현곤
나 역시 33만원이다. 비싸다. 정문이 가장 비싸고 후문이 그 다음이다. 우리가 정문과 후문이라 부르는 구역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가격이 몹시 저렴해진다.

진영호
대전과기대 쪽만 가도 20만원으로 내려간다.

김현곤
이야기가 약간 샜다. 노동의 악순환을 끊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진영호
저자들도 명쾌한 대안이 없다고 책에서 말했다.

오준영
우리가 직접 대안을 제시하는 것 보다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현곤
최저임금을 얼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오준영
일을 하고 난 뒤, 남에게 밥 한 끼를 무리 없이 사줄 수 있을 정도면 된다고 생각한다.

진영호
나는 만원으로 생각한다. 못 해도 9천원 까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현곤 기자  journalist@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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