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식 - 꿈에 도전하는 ‘여행’이다

배재신문l등록2016.06.21 21:42l승인2016.06.2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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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행해서 ...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

조용필의 노래가 춤추는 계절이다. 그렇다. 우리 학생들은 젊으니까 황금빛 태양과 같은 타오르는 가슴이 있고, 세상 속에서 불타는 젊음을 실현할 수 있는 ‘그곳’이 있으니까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곳’은 미래를 보장하는 ‘꿈’일 수도 있고, 그 ‘꿈’에 도전하는 ‘여행’일 수도 있다. 이런 여행을 생각나게 할 즈음에 항공사고가 일어났다.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가 그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여행이라면 당연히 항공여행일 터이니 항공기 안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항공기 안전은 어느 한 사람에 의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항공정비사, 운항승무원, 객실승무원 등 수많은 전문 인력들의 협력과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때 보장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관심의 초점은 일반적으로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객실승무원이 아닐까 한다.

하네다 공항 화재사건을 되돌아보자. 승객 300명과 승무원 17명이 탑승한 대한항공 KE2708편이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는 중에 ‘쿵’ 소리와 함께 기내에는 타는 냄새와 동요하는 승객들이 있었다. 항공기는 왼쪽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화재 경보음과 기내방송이 나온 상태이고, 기장의 방송과 승무원의 탈출지시에 따라 일차적으로 승객들이 항공기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을 했고, 마지막으로 승무원들이 승객 탈출이 종료된 것을 확인한 후 비행기를 빠져나왔다. 언론의 일차적인 보도와는 다른 부분도 없지 않다.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이륙을 시도했더라면, 승무원의 발 빠른 대처가 없었더라면, 당연히 대형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다. 항공 승무원들은 항공기 사고에 대비하여 매년 항공사 훈련원에서 항공안전훈련을 혹독하게 받는다. 항공기 화재, 기체결함 같은 비상상황 시 기내 승객의 안전 확보 및 불의의 사고 방지를 위한 비상탈출훈련을 실시한다. 비상탈출 시 90초 내외의 시간에 승객을 기내 밖으로 탈출시키는데, 이 시간이 바로 승객과 승무원의 목숨을 살리는 ‘골든타임’이다. 여기에 더하여 비상착수 시 행동요령과 생존법 등을 훈련한다.

나 역시 항공안전훈련 시절 90초 이내에 승객(훈련생)이 탈출하도록 목이 터져라 샤우팅 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소리가 작거나 당황하거나 허둥대는 동료 승무원은 가차 없이 훈련강사에게 얼차려를 받던 훈련시절을 잊을 수 없다. 항공기 사고의 78%를 차지하는 이륙 3분과 착륙 8분을 합한 11분(Critical 11)관련 가상 시나리오에 따른 30초 리뷰(30second Review) 훈련은 훈련원에서뿐 아니라 일상 비행 중에도 매번 반복한다. 이런 모든 반복적이고 혹독한 훈련으로 객실승무원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투철한 직업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철저한 직업의식으로 무장한 객실승무원은 채용과정에서부터 자질을 시험받고 채용 후에도 이에 기초하여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그런 자질은 객실승무원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첫째, 인성이다. 인적자원 의존도가 높은 항공사 승무원의 인성은 특히 중요하다. 400명 이상의 다국적 승객과 함께 12시간 이상을 제한된 공간에서 접점서비스를 하는 승무원에게 올바른 인성이 함양되어 있지 않다면 승객 친화적인 섬김은 불가능하다.

둘째, 체력이다. 객실승무원은 비행 출발 3시간 전에 출근하여 비행 브리핑을 하고 승객보다 먼저 탑승하여 이륙준비를 한다.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객실승무원은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다. 본격적인 섬김 활동은 승객 탑승 이후부터다. 예컨대 미주비행의 경우 12시간동안 매뉴얼에 따라 음료, 일차식사, 기내판매, 이차식사 등 기내 서비스를 마치면 목적지 공항에 도착한다. 다시 목적지 호텔까지 이동하는데, 총 2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야간 비행, 시차 등등을 고려한 ‘여행’을 생각하는 건 한마디로 사치다. ‘황금빛 축제’가 열리는 ‘그곳’을 찾는 승무원이란 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강한 체력은 객실승무원의 기본 자질이다.

셋째, 자기관리이다. 승무원생활을 되돌아보면 가장 힘든 때가 신입교육 훈련 시절이었다. 대학생이라는 ‘황금빛 태양’을 버리고 ‘그곳’에서 직업의식으로 무장한 승무원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신입교육은 나 자신을 새로운 그곳으로 인도하는, 과거를 벗고 새로운 옷을 입는 치열한 ‘여행’이었다. 객실승무원은 영속적인 자기관리가 필요한 진정한 프로의 세계다.

끝으로 외국어 능력이다. 21세기는 글로벌 시대이다. 항공기는 한 나라에서만 머물지 않고 국경을 넘나든다. 당연히 객실 승객은 다국적이니 외국어 실력과 이문화 소통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글로벌 섬김정신, 강인한 체력, 확고한 직업의식, 유창한 외국어 지식, 이 모든 것을 갖춘 객실승무원과 함께라면 올 여름 휴가는 정말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항공운항과 정희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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